스코티 카메론 "퍼트 잘하는 비결…셋업 안정돼야"
"퍼트를 잘하려면 무엇보다 셋업 자세가 안정돼야 합니다. 또 지면에 댔을 때 샤프트 각도(라이 앵글)가 일정해야 하고 볼과 눈높이를 쉽게 맞출 수 있는 적당한 길이의 샤프트를 갖춰야 합니다. "

퍼터의 '명장' 스코티 카메론(47 · 미국)이 말하는 '퍼트를 잘하는 조건'이다. 카메론은 19일 서울 삼성동 파크하얏트호텔에서 직접 설계 · 제작한 퍼터 16종과 옷가방 등 골프 액세서리를 선보이고 한국 팬들을 만나는 팬미팅을 열었다.

1992년 '카메론 골프 인터내셔널'이라는 회사를 세우고 본격 퍼터 설계 · 생산에 나선 카메론은 1993년 베른하르트 랑거(독일)가 그가 만든 '클래식Ⅰ' 퍼터로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카메론이 수제로 제작한 퍼터는 1997년 이래 미국PGA투어의 사용률 · 승률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타이거 우즈,어니 엘스,필 미켈슨,비제이 싱 같은 유명 골퍼들이 그의 고객이다.

카메론이 좋은 퍼터를 만드는 비결은 뭘까. 카메론은 기존 퍼터 메이커와 달리 본인이 대회에 가서 선수들과 상담하고 문제점을 개선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카메론이 디자인하는 퍼터는 스튜디오에서 직접 제작해 투어프로들에게 제공하는 '투어 모델'과 골프용품업체 타이틀리스트를 통해 대량 생산 · 판매되는 '프로덕션(양산) 모델'로 나뉜다. "투어프로들과 얘기를 하면서 퍼터의 무게,모양,샤프트 길이 등에 변화를 줍니다. 이렇게 해서 좋은 결과를 얻으면 프로덕션 모델로 제품화됩니다. "

그의 퍼터에는 독특한 로고(스탬프)가 새겨져 있다. 왕관(크라운) 로고는 'O자'에 'V자' 3개를 덧붙이고 제조기간인 일주일을 뜻하는 7개 점을 넣어서 만든다. 그는 "나와 내가 생각한 바를 새긴 게 퍼터의 로고"라며 "언제 누구를 위해서 제작했는지에 대한 의미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요 투어 프로들의 퍼터에 대한 요구 사항을 묻는 질문에 "우즈와 엘스는 각각 샤프트 35인치,36인치의 퍼터를 사용하며 무게도 다르다"고 말한 뒤 더 이상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그는 "선수들이 생각하는 퍼터의 조건과 현실에서 나타나는 데이터,다양한 소재 등을 토대로 '진실 찾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완벽한 퍼터에 대한 연구는 지금도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