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첫날 홀인원을 했을 때 우승 트로피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1988년생 용띠 자매 중 하나인 오지영(21)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사이베이스 클래식에서 4타차 여유있는 우승을 차지하며 10개월 전과는 전혀 다른 당당한 모습으로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 응했다.

오지영은 "작년에 처음 우승했을 때는 경기 내용이 전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경황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오히려 무덤덤했다"며 웃었다.

오지영은 "마지막날 장타자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브리타니 린시컴(미국)과 같은 조에 편성됐지만 전혀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경기에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오지영과 일문일답.

--우승 소감은.

▲대회 1라운드 때 8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했을 때 우승컵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쇼트게임 연습에 주력했는데 대회내내 컨디션이 좋았다.

작년 첫 우승 때는 영어로 준비한 인사말도 생각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대회 첫날부터 우승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고 이번에는 영어로 잘 말한 것 같다.

--장타자들과 마지막 라운드에서 대결했는데.

▲페테르센이나 린시컴의 드라이버 비거리는 때때로 300야드나 되는 것 같았다.

내 드라이버 비거리는 240-250야드 정도 나갔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드라이버 비거리는 작년과 비교해 줄었지만 정확성과 안정감을 높였다.

줄어든 비거리는 향상된 아이언샷과 우드샷으로 충분히 만회할 수 있었다.

--장타자들과 경기하면 거리에 욕심이 나지 않는가.

▲작년 같았으면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나도 LPGA 투어 3년차다.

내가 잘 하는 샷에 집중했고 다른 선수의 플레이를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오늘 우승을 가장 축하해준 동료는.

▲(2008년 US여자오픈 우승자)박인비와 초등학교 시절을 같이 보냈다.

죽전중학교 1학년 때도 같이 다녔는데 인비가 먼저 미국으로 건너갔다.

하지만 미국에서 다시 만나 여전히 가장 친한 친구이다.

--올해는 후원기업이나 메인스폰서 없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경기는 선수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큰 불편은 못느끼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쇼트게임이 좋았다.

특별한 비결이 있는가.

▲대회가 열린 골프장은 이전의 대회 장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칩샷과 퍼트 연습을 많이 하면서 집중력을 키웠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