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역도의 간판스타 장미란(26.고양시청)이 바벨이 아닌 펜을 들었다.

훈련에만 전념해 세계 정상을 지킬 수 있게 해 달라는 당부의 말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오는 11월 열릴 2009 고양 세계역도선수권대회를 위해 태릉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장미란은 15일 '역도선수 장미란이 여러분께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A4용지 2장 분량의 글을 언론사에 보냈다.

글은 '국민의 사랑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던 2008 베이징올림픽 이후 자신을 알아보는 분도 많아졌고 크고 작은 행사에 초청해 주는 분들도 많았다'는 내용으로 시작됐다.

장미란은 이어 "관심에 보답하고자 훈련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주변 분들과 상의해 (행사에) 참석했다. 하지만 저나 제 주변 분들과 아무런 상의 없이 행사에 참석한다며 언론에 보도되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에도 16일에 서울시 주최로 열리는 '간접흡연 제로' 행사에 홍보대사로 위촉돼 행사에 참석한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홍보대사 위촉에 대해 의견을 물어본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다. 서울시와 행사 담당 마케팅회사에 항의했더니, 모두 상대방의 책임으로 떠넘겨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고 털어놓았다.

또 "지난 1월 아무런 상의 없이 모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이 결정되었다는 내용이 보도돼 항의했지만 서로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했고, 베이징올림픽 전에도 역시 아무런 협의 없이 모 방송국에서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아 저에 대한 광고를 제작·방송해 사과를 요구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얘기도 듣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장미란은 "사전 협의도 없었던 행사에 참석을 요구한다면 매일 훈련을 하는 저로서는 참석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불참하면 무책임하게 보일까 봐 고민도 많이 했다"면서 "훈련에 전념하고자 소속팀 고양시청이 주최하는 꽃박람회에도 불참한다고 통보를 했는데 협의도 하지 않은 행사에 제가 참석한다는 보도가 나올 때에는 정말 마음이 아팠다"고 그간의 마음고생을 전했다.

그는 "앞으로 저와 제 주변 분들과 충분히 상의해 결정된 일이라면 훈련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참석하겠지만 그렇지 않고 다시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법의 힘을 빌려서라도 대응할 것이다. 더는 나와 같은 피해자가 나와서는 안 된다"라며 단호한 의지도 드러냈다.

끝으로 장미란은 "소속팀 고양시청에서 최초로 열리는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 4연패를 하는 것이 목표다. 세계 최고의 자리를 지키려고 더 열심히 훈련하고 생활하는 것이 한국 역도 발전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훈련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변치 않는 성원과 응원을 부탁한다"며 글을 맺었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