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개근생 양준혁, 341호 대기록을 쏘다
'기록의 사나이' 양준혁(40 · 삼성)이 341호 홈런을 쏘아올려 국내 프로야구 개인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양준혁은 지난 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6회말 LG 구원투수 류택현의 바깥쪽 직구를 밀어쳐 왼쪽 펜스를 넘기는 110m짜리 솔로 아치를 그렸다. 지난달 14일 340호 홈런을 때려 장종훈(한화 코치)의 최다 홈런 기록과 타이를 이룬 뒤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간 지 25일 만에 세운 기록이다. 양준혁은 평소 약속한 대로 홈런을 터뜨리고 3루에서 홈으로 들어갈 때 마이클 잭슨의 '문워크'를 흉내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1993년 프로에 데뷔해 올해로 17번째 시즌을 맞은 양준혁은 통산 2006경기,6984타수 만에 대기록을 수립하며 프로야구사에 한 획을 그었다. 이번 홈런으로 양준혁은 신기록 달성의 압박감을 털어내고 홈런뿐 아니라 각종 타격 기록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벌여나갈 수 있게 됐다.

홈런 개근생 양준혁, 341호 대기록을 쏘다
지난 16시즌 동안 홈런왕 타이틀을 한번도 거머쥐지 못한 양준혁에게는 항상 2인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데뷔 첫해이던 1993년(23개)과 1996년(28개) 1997년(30개) 등 세 차례 홈런 2위에 올랐다. 2000년대 들어 이승엽(33 · 요미우리)과 타이론 우즈(40)라는 두 거포가 프로야구에서 대포경쟁을 벌일 당시 슬러거(강타자)라는 평가에 만족해야 했다. 이승엽이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한 뒤에는 심정수(34 · 은퇴) 이대호(27 · 롯데) 김태균(27 · 한화) 등 굵직한 후배들에게 밀렸다. 양준혁은 기록을 세운 뒤 "홈런왕을 한번도 해보지 못했는데 통산 홈런 기록을 깨뜨려서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양준혁이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꾸준함'과 '성실함'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특히 2007년까지 15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 낸 데다 30개 이상 홈런을 때리는 타자가 두세 명에 불과한 현실에서 연평균 21개꼴로 꼬박꼬박 담장을 넘겨 온 그의 끈기는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홈런 개근생 양준혁, 341호 대기록을 쏘다
양준혁의 기록은 홈런뿐만이 아니다. 그는 특유의 '만세 타법'을 내세워 9일 현재 통산 최다안타(2216개) 최다 2루타(441개) 최다 루타(3730루타) 최다 타점(1326타점) 최다 사4구(1293개) 최다 타수(6985타수) 최다 득점(1247점) 등 타격 8개 항목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양준혁은 400홈런을 향해 다시 출발에 나섰다. 국내 프로야구 역사가 올해로 벌써 28년째인데 통산 홈런 341개가 신기록이라면 적은 편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양준혁이 앞으로 얼마동안 활동하고,어떤 대기록들을 쏟아낼지 주목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