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박지성의 맹활약으로 아스널을 꺾고 2008-2009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한 가운데 케냐에서는 20대 남성이 아스널의 패배를 비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6일 일간 데일리 네이션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수도 나이로비의 파이프라인 주택단지에서 술레이만 알폰소 오몬디(29)라는 남성이 자택에서 아스널 유니폼과 비슷한 붉은 색 셔츠를 입은 채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관리인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이 남성은 전날 밤 9시45분(현지시간)부터 생중계된 맨유-아스널 전을 자택 인근 바에서 술을 마시며 지켜보다 패색이 짙어지자 크게 낙담했으며, 맨유 팬의 멱살을 잡고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고 목격자들은 말했다.

한 목격자는 "하프타임 때 오몬디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마지막 휘슬이 울릴 때까지는 승부를 알 수 없다며 위로했다"면서 "그런데 옆자리에 앉은 청년이 아스널은 맨유를 이길 수 없다고 조롱하자 그의 멱살을 잡고 싸움을 벌이려 해 뜯어 말렸다"고 설명했다.

케냐에서는 영국 프리미어 리그가 큰 인기를 끌면서 맨유와 아스널, 첼시 등 명문팀별로 두터운 팬층이 형성돼 있다.

맨유는 전날 밤 열린 런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원정경기에 선발로 출전, 전반 8분 선제골을 기록하며 맨유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권정상 특파원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