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 탱크' 박지성(28)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입단 4년 만에 '꿈의 무대'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첫 골을 터뜨렸다. 이에 따라 박지성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출전하는 첫 번째 아시아 선수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박지성은 6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 2008~2009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와 전반 8분 선제골을 넣어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맨유의 3-1 승리.

아스널을 상징하는 붉은 깃발로 물든 경기장은 푸른색 유니폼을 입은 박지성을 돋보이게 하는 배경화면에 불과했다. 박지성은 경기 시작 8분 만에 페널티지역 왼쪽을 파고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왼발로 절묘한 땅볼 패스를 찔러주자 골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것.박지성은 수비수 키에란 깁스가 몸의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틈을 놓치지 않고 뒤로 미끄러지면서 오른발을 갖다댔고,공은 반대편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

준결승 1차전 홈경기에서 승리(1-0)를 거뒀던 맨유가 아스널의 역전 승리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결정적인 골이었다.

맨유 입단 후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처음 쏘아올린 득점포여서 기쁨이 더욱 컸다. 아스널 팬들은 설상가상으로 3분 뒤 호날두의 추가골까지 터지자 할 말을 잃었다.

박지성은 준결승전 활약에 힘입어 결승전에서 뛸 가능성이 한껏 높아졌다. 그는 2007~2008 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과 준결승까지 4경기 연속 풀타임을 뛰면서 맨유의 결승 진출에 큰 힘을 보탰다. 하지만 결승전 때는 참가 선수 명단에서 빠져 벤치에 앉아보지도 못했다. 퍼거슨 감독은 "맨유로 이적한 이후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며 "이번 결승전에서 박지성은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