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1인자' 구리 9단이 비씨카드배 초대 우승자로 등극했다.

중국의 구리 9단은 4일 한국기원 1층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결승 5번기 제4국에서 한국의 조한승 9단을 맞아 155수 만에 흑으로 불계승하며 종합전적 3-1로 우승을 차지했다. 올 들어 도요타덴소배와 LG배에서 연거푸 우승한 구리는 이번 우승으로 5개월 만에 세계대회에서 세 차례 우승하는 폭발력을 과시했다. 후지쓰배와 춘란배도 품고 있던 구리는 이로써 세계대회 5관왕으로 우뚝 섰다. 중국 내 타이틀을 포함하면 9관왕이다. 세계대회 5관왕은 2004년 4월에 제8회 LG배에서 우승하며 다섯 개 대회를 동시 석권했던 이창호와 타이를 이루는 대기록이다.

대국 후 인터뷰에서 반집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던 조훈현 9단과의 준결승전을 가장 어려운 고비로 꼽았던 구리 9단은 "우승하리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좋은 성적을 올려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1983년 중국 충칭생인 구리는 1995년 프로에 데뷔해 통산 16차례 자국랭킹 1위에 올랐고 32회 우승을 차지한 중국을 대표하는 강자다. 우승상금은 3억원이다. 준우승한 조한승은 50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김재일 기자 kj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