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3호골로 '산소충전'을 마친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이 2008-20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아스널 원정에 나설 필요충분조건을 갖췄다.

맨유는 6일(한국시간) 오전 3시45분 영국 런던 아스널 스타디움에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라이벌 아스널과 2008-2009 UEFA 챔피언스리그 2차전을 치른다.

맨유는 지난달 30일 4강 1차전 홈 경기에서 존 오셔의 결승골을 앞세워 1-0 승리를 거두며 결승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맨유는 2차전에서 비기거나 골을 넣으면서 1점차로 져도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결승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0-1로 패하면 연장전을 치르게 되고, 2골 차 이상으로 패하면 UEFA 챔피언스리그 2연패 꿈은 산산조각이 난다.

◇박지성 '맨유의 구세주 될까?'
역시 관심거리는 박지성이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호출을 받느냐다.

박지성은 1차전에서도 교체멤버에 이름을 올렸지만 끝내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다.

퍼거슨 감독은 아스널의 공격력을 고려해 중원 장악을 위해 미드필더 3명을 내세운 4-3-3 전술을 쓰는 통에 측면 전문요원인 박지성은 카를로스 테베스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선발자리를 내줬다.

박지성의 2차전 출전 여부는 퍼거슨 감독이 어떤 전술 카드를 꺼내느냐에 달렸다.

지난 2일 미들즈브러와 경기 때처럼 4-4-2 전술을 가동한다면 교체출전이라도 그라운드에 나설 공산이 크다.

지난 2일 정규리그 35라운드 미들즈브러와 경기에서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을 예상보다 일찍 벤치로 불러들인 것도 긍정적이다.

박지성은 후반 6분 웨인 루니의 패스를 받아 왼발 터닝슛으로 골을 넣고 나서 후반 29분 루이스 나니와 교체됐다.

아스널과 경기를 대비한 체력 안배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골로 박지성은 공격력이 떨어진다는 우려를 날려버렸을 뿐 아니라 양발을 자유롭게 사용해 어떤 위치에서도 골을 터트릴 수 있다는 장점을 부각시킨 만큼 퍼거슨 감독 역시 쉽게 '박지성 카드'를 버리기 어려울 전망이다.

◇아스널의 허점을 찾아라
맨유는 1차전에서 아스널의 스트라이커 에마뉘엘 아데바요르를 효과적으로 봉쇄하면서 1점차 승리를 낚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2차전 원정은 단단히 각오를 해야만 한다.

아스널은 지난 2004년 4월 첼시와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홈 경기에서 1-2로 패한 이후 지금까지 홈에서 치른 24차례 UEFA 챔피언스리그 홈 경기에서 무패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도 홈에서 4승1무를 달리고 있을 뿐 아니라 지난해 4월 2일 리버풀과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홈 경기 때 리버풀의 디르트 카윗에게 전반 26분 골을 내준 이후 514분째 무실점 행진을 기록 중일 만큼 유독 홈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히딩크 마법 통할까?
바르셀로나(스페인)와 1차전에서 득점 없이 비긴 첼시는 '히딩크 마법'을 앞세워 오는 7일 오전 3시4분 2차전 홈 경기를 통해 대반격을 꿈꾸고 있다.

첼시는 1차전 원정에서 바르셀로나에 일방적인 공격을 당하고도 굳건히 골문을 지켰다.

슈팅 횟수에서 3-18로 밀렸을 뿐 아니라 볼 점유율에서도 35%에 그칠 정도로 끌려다녔지만 끝내 무승부를 이끌었다.

이후 첼시는 3일 정규리그에서 풀럼을 상대로 3-1 승리를 거두며 골 감각을 끌어올렸지만, 같은 날 바르셀로나는 레알 마드리드를 맞아 리오넬 메시와 티에리 앙리가 두 골씩 뽑는 화력쇼를 앞세워 6-2으로 이겼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사실상 포기한 히딩크 감독이 자신의 두 번째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도전을 향해 바르셀로나에 어떤 마법을 걸지 기대된다.

◇2008-2009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한국시간)
▲6일(수)
맨유-아스널(3시45분.아스널스타디움)
▲7일(목)
첼시-바르셀로나(3시45분.스탬퍼드브리지)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