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라이벌' 아스널을 물리치고 결승 진출을 향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맨유는 30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에서 치러진 아스널과 2009-2009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홈 경기에서 전반 17분 터진 존 오셔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맨유는 내달 6일 예정된 4강 2차전 원정에서 비기기만 해도 결승에 올라 2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도전하게 된다.

기대를 모았던 박지성은 교체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끝내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하면서 결장해 아쉬움을 남겼다.

퍼거슨 감독은 아스널을 막강한 공격력에 대비해 중원에 세 명의 미드필더를 내세운 4-3-3 전술로 나섰다.

이 때문에 측면 요원인 박지성은 카를로스 테베스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좌우 날개로 먼저 나서면서 선발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중원을 두텁게 쌓은 맨유는 오른쪽 풀백으로 나선 오셔의 활발한 오버래핑을 앞세워 전반 초반 아스널의 수비진영을 괴롭혔다.

맨유는 전반 16분 오셔가 오른쪽 측면 깊숙이 치고 들어가서 올린 크로스를 테베스가 받아 두 차례나 슛을 했지만 모두 골키퍼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하지만 맨유는 곧바로 이어진 코너킥 기회에서 마이클 캐릭이 왼쪽 측면에서 볼을 받아 크로스를 올렸다.

순간 볼은 한때 맨유에서 뛰었던 아스널의 중앙 수비수 미카엘 실베스트르의 발에 맞고 굴절되면서 반대편에 도사리고 있던 오셔의 앞으로 흘러갔다.

오셔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아스널의 골 그물을 세차게 흔들면서 승리를 예고했다.

기선을 잡은 맨유는 호날두가 전반 28분과 전반 29분 연속 슛을 시도했지만 아스널의 골키퍼 마누엘 아무니아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반면 아스널은 전반 내내 원톱 스트라이커 에마뉘엘 아데바요르가 수비진에 철저히 봉쇄돼 골 기회를 만들지 못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후반에도 맨유의 일방적 공세가 이어졌고, 퍼거슨 감독은 후반 21분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와 라이언 긱스를 투입해 노장들의 노련미로 승리 굳히기를 시도했다.

맨유는 후반 23분 호날두가 중앙선 부근에서 볼을 치고 들어와 때린 30m짜리 중거리포가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 나오면서 추가골 기회를 놓쳤다.

맨유는 후반 종료 직전 리오 퍼디낸드 대신 조너선 에반스를 투입해 교체인원을 모두 사용하면서 박지성은 끝내 그라운드에 나설 기회를 잡지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