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이 '시련의 4월'을 보내고 있다.

3월까지만 해도 이달의 최우수선수(MVP)에 뽑히는 등 맨유의 주축 선수로 눈부신 활약을 펼쳤지만 4월 들어서는 힘쓸 기회조차 제대로 얻지 못하고 있다.

박지성은 2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열린 2008-2009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 토트넘 홋스퍼와 홈 경기(5-2 승)의 출전 선수 명단 18명에서 빠졌다.

지난 23일 포츠머스와 홈 경기(2-0 승)에 이어 두 경기 연속 엔트리 제외다.

박지성이 부상도 없이 잇달아 후보 선수 명단에조차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은 드문 일이다.

박지성은 지난달 팬 투표로 맨유 이달의 MVP에 선정됐다.

지난달 5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리그 원정경기(2-1 승)에서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의 결승골을 도왔고, 사흘 뒤 풀럼과 FA컵 8강(4-0 승)에서는 팀의 네 번째 골을 터트리는 등 맹활약했다.

또 지난달 14일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전(1-4 패)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선제골로 이어진 페널티킥을 유도하는 등 꾸준히 제 몫을 해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사정이 달라졌다.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아 지난 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 홈 경기(1-0 승)를 치르고 팀에 복귀한 뒤다.

처음에는 장거리 이동과 시차 등에 따른 컨디션 조절과 로테이션 시스템에 의한 체력 안배 차원 정도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예 엔트리에서 빠지는 경기가 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박지성은 이달 팀이 치른 7경기에서 4차례나 결장했다.

이 중 세 경기에서는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선발 출전한 세 경기에서는 모두 후반 중반 교체됐다.

박지성은 북한과 경기를 마치고 맨유에 합류한 직후인 6일 프리미어리그 애스턴 빌라전(3-2 승)에는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8일 포르투(포르투갈)와 2008-20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홈 경기(2-2 무승부)에서는 선발 출전해 59분을 뛰고 교체됐다.

이어 12일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전(2-1 승)에서도 선발 출전했지만 이렇다 할 활약 없이 69분을 뛰고 나왔다.

1차전 무승부로 승리가 절실했던 맨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16일 열린 포르투과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원정 경기에서 박지성을 아예 엔트리에서 빼기에 이른다.

박지성은 20일 열린 에버턴과 FA컵 준결승에서 다시 선발 출전해 후반 21분까지 그라운드를 밟았다.

하지만 승부차기에서 패한 이날 퍼거슨 감독이 웨인 루니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아예 명단에서 빼는 등 사실상 1.5군으로 선발진을 꾸린 터라 박지성으로서는 결코 기분 좋은 일만은 아니었다.

박지성은 이후 포츠머스전에 이어 결국 토트넘전까지 두 경기 연속 참가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물론 맨유는 당장 나흘 뒤인 30일 오전 아스널과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홈 경기를 치러야 한다.

퍼거슨 감독에게도 아스널전을 고려한 선수 구성이 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박지성이 이번 토트넘전을 쉬었다고 해서 아스널전에 뛸 것이라 장담하기는 힘들다.

갈수록 농익은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는 베테랑 미드필더 라이언 긱스도 토트넘전 엔트리에서 빠진 채 휴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