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모습으로 반드시 돌아오겠습니다"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나란히 남녀부 3관왕에 오른 안현수(24.성남시청)와 진선유(21.단국대)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2009-2010 대표선발전에서 끝내 동반 탈락의 아쉬움을 맛봤다.

안현수와 진선유는 25일 노원구 공릉동 태릉실내빙상장에서 치러진 대표선발전에서 각각 남녀부 9위와 13위에 머물면서 태극마크를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토리노 영웅들의 화려한 복귀가 기대됐지만 1년여의 부상 공백 탓에 세계 최고 수준의 실력을 자랑하는 국내 쇼트트랙 무대를 뛰어넘기란 쉽지 않았다.

안현수는 이날 1,000m에서 결승 진출에 성공하고 턱걸이로 3,000m 슈퍼파이널까지 진출하는 투혼을 발휘했지만 여전히 통증이 남아있는 왼쪽 무릎으로는 무리였다.

그나마 종합 9위로 '톱10'에 이름을 올린 게 다행이었다.

안현수는 지난해 1월16일 대표팀 훈련 도중 펜스에 무릎을 심하게 부딪치면서 왼쪽 무릎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고정핀을 두 개나 박는 수술을 받았고, 이후 계속된 수술로 이번 대회를 앞두고 6주 정도 밖에 준비를 할 수 없었다.

안현수는 대회를 끝내고 나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나서지 못하게 된게 아쉽지만 후배들이 너무 좋은 실력을 보여주고 있어서 기쁘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지금 운동을 그만둘 것도 아닌 이상 더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라며 "충분히 재활훈련에 집중하고 나서 국내 대회를 준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진선유 역시 "솔직히 기대를 했지만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라며 "조금만 더 몸이 일찍 정상 컨디션을 찾았어도..."라며 아쉬운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진선유는 지난해 2월 쇼트트랙 월드컵 6차 대회에서 중국 선수의 몸싸움에 밀려 오른쪽 발목이 꺾이면서 바깥쪽과 안쪽 인대를 모두 다쳐 휠체어를 타고 귀국했다.

결국 지난해 7월 발목 수술을 받은 진선유는 이번 대표선발전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지난 2월 전국 동계체전에서 복귀를 신고했지만 전성기 때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다.

통증이 남아있는 가운데 이번 대표선발전에 나섰던 진선유는 500m와 1,000m, 1,500m에서 결승진출에 실패하면서 종합 13위에 만족해야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