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태생의 '신예' 축구스타 안드레이 아르샤빈(28.아스널)이 화끈한 득점력을 과시하며 아스널의 새로운 영웅으로 떠올랐다.

아르샤빈은 22일(한국시간) 잉글랜드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08-2009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리버풀과 원정경기에서 혼자 네 골을 터뜨리며 팀의 4-4 무승부를 이끌었다.

전반 36분 사미르 나스리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연결한 패스를 받아 침착하게 선제골로 연결한 아르샤빈은 1-2로 전세가 뒤집힌 후반 22분 또 한 골을 넣어 2-2로 균형을 맞췄다.

골 감각이 확실하게 살아난 아르샤빈은 3분 뒤 추가 골로 해트트릭을 작성, 다시 3-2로 역전시켰고 후반 막판 또 한 번 골망을 흔들어 혼자 팀의 네 골을 모두 책임졌다.

비록 팀은 리버풀과 4-4 동점으로 마쳤지만 아르샤빈은 지난 2월 아스널로 이적한 후 잉글랜드 무대에서 자신의 최고 활약을 펼쳐보인 것이다.

아르샤빈은 경기 후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한 경기에서 4골을 넣어 본 적은 없었다"면서 "경기 내용에 만족하지만 팀에는 좋지 않았다.

거의 야구 같았다"며 다득점 무승부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반면 아르센 웽거 아스널 감독은 "아르샤빈이 눈에 띄는 활약을 해줬다.

그는 경기에 투입되면 매우 위협적인 존재가 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잉글랜드의 축구 매체들 역시 아르샤빈이 리버풀전에서 4골을 뽑아내자 '왜 아스널이 그와 계약했는지를 입증했다'면서 아르샤빈을 재조명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난 아르샤빈은 러시아에서 뛸 당시 172cm로 큰 키는 아니지만 정교한 슈팅력에 현란한 드리블, 몸싸움 능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실력을 인정받고 2006년 러시아 축구 대표로 처음 발탁된 그는 지난해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 러시아 대표팀의 4강 진출, 제니트의 첫 유럽축구연맹(UEFA)컵 우승에도 이바지하면서 마침내 꿈에 그리던 빅리그 진출에도 성공했다.

영국 언론은 당시 아스널이 3년6개월 기간에 1천500만 파운드(한화 약 300억원)를 주고 아르샤빈을 영입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둥지를 옮긴 탓인지 아르샤빈은 초반에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아르샤빈이 아스널을 비롯해 첼시, 토트넘 홋스퍼, 맨체스터 시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FC 바르셀로나 등의 러브콜을 받는 과정에서 근거 없는 이적 소문에 시달린 것도 심리적인 부담으로 작용했다.

아르샤빈은 리버풀과 대결하지 전 프리미어리그 7경기 출전해 2골에 3개 도움을 보태긴 했어도 러시아에서 뛸 때와 비교하면 미미한 활약이었다.

지난 19일 열린 첼시와 잉글랜드 FA컵 준결승에서는 후반 30분 교체 투입되면서 주전 경쟁에서도 밀려나는 듯했다.

그러나 아르샤빈은 이날 `빅4' 라이벌 리버풀과 빅매치에서 화끈한 득점포를 가동해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