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에서 만들어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무승 징크스'는 결국 포르투갈 출신 공격수의 발끝을 통해 풀렸다.

포르투갈 대표팀 공격수 호날두(맨유)는 16일(한국시간) 새벽 포르투갈 포르투 '에스타디우 두 드라강'에서 치러진 FC 포르투와 2008-20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전반 6분 화끈한 중거리슛으로 결승골을 터트리면서 맨유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호날두의 골에 힘입은 맨유는 1, 2차전 합계 3-2로 이기면서 세 시즌 연속 4강행을 확정해 두 시즌 연속 챔피언 도전을 위한 주춧돌을 쌓았다.

호날두의 골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은 맨유의 포르투 원정 징크스가 4경기 만에 풀렸다는 데 있다.

맨유는 지난 2003-2004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원정 경기에서 포르투에 선제골을 넣고도 1-2로 역전패를 당했다.

당시 경기장이 바로 이날 포르투를 꺾은 '에스타디우 두 드라강'이었다.

이에 앞서 맨유는 1996-1997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원정에서도 포르투와 득점 없이 비겼고, 1977-1978 UEFA컵 위너스컵 2라운드 1차전 원정에서도 포르투에 0-4로 대패했다.

포르투 원정 징크스는 단지 맨유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공교롭게도 맨유를 포함한 잉글랜드 프로팀들은 최근 11경기 연속 포르투 원정에서 단 한 번도 승리를 하지 못하면서 6무5패의 무승 행진을 거듭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포르투 원정길에 나선 맨유는 승리가 절실했고, 결국 해결사 역할은 포르투갈 출신의 공격수 호날두가 맡았다.

오른쪽 측면 날개로 나선 호날두는 전반 시작 6분 만에 하프라인 부근에서 안데르손의 패스를 받아 포르투의 골대를 향해 강한 오른발 슛을 때렸다.

무려 35m를 넘은 장거리포.
무회전으로 날아간 볼은 빨랫줄처럼 포르투의 골대 왼쪽 구석에 그대로 꽂혔고, 호날두의 골은 결승골이 되면서 맨유는 물론 잉글랜드 프로팀의 포르투 원정 징크스를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특히 정규리그에서 15골 5도움으로 펄펄 날고 있는 호날두는 챔피언스리그에서도 9경기에서 2골째를 기록하면서 맨유의 '믿을맨'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