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스타의 神, 어떤 대기록을 선택할까
남자골프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제73회 마스터스토너먼트는 '그린 재킷의 주인공'을 가리기 위한 최종 18홀만 남겨뒀다.

12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파72)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까지의 선두는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와 케니 페리(미국)로 합계 11언더파 205타를 기록하고 있다. 그 뒤를 1~3타차로 차드 캠벨,짐 퓨릭,스티브 스트리커(이상 미국)가 잇고 있어 우승 향방을 점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누가 우승컵을 안는지 못지 않게 2009마스터스 최종 라운드는 극적인 마무리를 예고하고 있다.

1960년 8월10일생인 페리가 우승하면 메이저대회 최고령(만 48세8개월) 챔피언이 된다. 역대 메이저대회 최고령 챔피언은 줄리어스 보로스로 1968년 USPGA챔피언십에서 48세4개월의 나이로 우승했다. 마스터스 최고령 챔피언은 잭 니클로스로 46세 때인 1986년 우승했다. 페리는 그러나 지금까지 메이저대회에서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한 핸디캡을 안고 있다.
오거스타의 神, 어떤 대기록을 선택할까

1997년 US오픈 챔피언인 카브레라는 최종일 3타 이상을 줄이면 대기록을 남긴다. 대회 사상 첫 '4라운드 내내 60타대 스코어'를 낸 선수가 되기 때문이다. 그가 60대 스코어만 기록하면 생애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쥘 가능성도 크다.

기대를 모았던 세계 랭킹 1,2위 타이거 우즈(34)와 필 미켈슨(38 · 이상 미국)은 3라운드까지 나란히 합계 4언더파 212타로 공동 10위를 기록 중이다. 선두와는 7타차.이 대회에서는 1956년 잭 버크 주니어가 최종일 8타차 열세를,1978년 게리 플레이어가 7타차 열세를 뒤집고 우승한 적이 있다. 우즈와 미켈슨 모두 우승하지 말라는 법은 없으나 만만찮은 코스셋업을 감안하면 우승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더욱 우즈는 메이저대회에서 최종일 역전우승해본 적이 없고 이 대회 최근 16라운드에서 60타대 스코어를 낸 것은 단 한차례뿐이다. 두 선수는 13일 오전 2시35분 같은 조로 4라운드를 시작한다. 우승 여부와 관계없이 '라이벌의 자존심 대결'은 또 다른 흥밋거리가 될 듯.

2라운드에서 버디 11개를 잡고 상위권으로 뛰어올랐던 앤서니 김(24 · 나이키골프)은 3라운드에서는 이븐파로 주춤했다. 합계 4언더파로 우즈,미켈슨과 같은 10위다. 이 대회 첫 출전인 김이 최종일 다시 한번 파이팅을 보인다면 우승권의 판도 변화가 일 수도 있다.

기대를 모았던 최경주(39 · 나이키골프)를 비롯 양용은(37 · 테일러메이드),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19 · 한국명 이진명)는 2라운드 후 커트탈락했다. 대니 리는 특히 2라운드에서 9오버파 81타를 쳐 높은 '프로 벽'을 실감했다. 그는 이달 말 프로 전향을 선언할 계획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