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야드가 줄어든 코스 전장의 덕일까? 오거스타에 환호성이 돌아왔다.

아널드 파머의 시타를 막을 올린 제73회 마스터스골프대회 첫날 골프명인들의 버디쇼가 이어지며 관중을 즐겁게 만들었다.

10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파72.7천435야드)에서 열린 2009시즌 첫 메이저대회 1라운드에서 20명의 선수가 60대 타수를 적어낸 가운데 우승 후보군에 들지 않았던 채드 캠벨(미국)이 버디 9개에 보기 2개를 곁들여 7언더파 65타를 쳤다.

캠벨은 17번홀과 18번홀(이상 파4)에서 1타씩을 잃지 않았다면 메이저대회 최소타 기록인 63타와 타이를 이룰 수도 있었다.

또한 11시간 동안 펼쳐진 명인들의 샷 대결에서 여섯개의 이글과 354개의 버디가 쏟아져 나왔고 평균 타수도 72.25타로 1992년(72.06타) 이후 가장 낮은 타수를 기록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4승을 올렸지만 메이저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캠벨은 작년에 비해 전장 10야드가 줄어든데다 따뜻한 날씨에서 펼쳐진 경기에서 초반부터 맹렬한 기세로 치고 올라갔다.

캠벨은 1번홀부터 5번홀(이상 파4)까지 5개홀 연속 버디를 잡고나서 잠시 쉬었다가 12번홀(파3)부터 15번홀(파5)까지 4개홀 연속 버디 행진을 벌였다.

남은 3개홀에서 1타만 줄이면 메이저대회 최소타 기록을 세울 수 있었지만 캠벨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17번홀(파4)에서 어프로치샷을 벙커에 빠뜨려 보기를 적어낸 캠벨은 마지막 홀(파4)에서도 3퍼트를 하는 바람에 다시 1타를 잃어 아쉬워 했다.

하지만 아직 1라운드가 끝났을 뿐 우승 후보들이 줄줄이 대기했다.

2003년 US오픈 우승자 짐 퓨릭(미국)이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골라내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치며 헌터 메이헌(미국.6언더파 66타)과 함께 공동 2위에 자리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첫날을 중위권에서 마치며 숨을 골랐다.

전반에 타수를 줄이지 못한 우즈는 13번홀(파5)부터 3개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통산 15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하지만 우즈는 홀 3m 이내에서 잡은 버디 기회를 자꾸 놓치더니 18번홀에서 어프로치샷을 그린 뒤로 넘기는 바람에 1타를 잃어 2언더파 70타로 공동 21위에 머물렀다.

우즈는 "오늘은 (어렵다는)후반 홀에서도 버디를 잡을 수 있었다.

바람만 좀 도와줬더라면 더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3개 메이저대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은 들쭉날쭉한 플레이를 펼쳤지만 3언더파 69타로 공동 14위에 올라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런 코스에서는 이글이나 버디가 나올 수 없다며 불만을 터뜨렸던 노장 그렉 노먼(호주)도 2언더파 70타를 치고 공동 21위에 오른 뒤 "60대 타수도 칠 수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코리안 브라더스의 성적은 좋지 못했다.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은 10번홀까지 무려 6타를 잃어 무너지는 듯 했지만 14번홀부터 17번홀까지 4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뒷심을 발휘하며 공동 51위(1오버파 73타)에 이름을 올렸다.

난생 처음 오거스타 골프장을 찾은 뉴질랜드교포 이진명(19.영어 이름 대니 리)은 2오버파 74타로 공동 70위, 재미교포 앤서니 김(24.나이키골프)은 공동 75위(3오버파 75타), 최경주(39.나이키골프)는 공동 84위(4오버파 76타)에 그쳤다.

마스터스대회에서는 공동 44위와 선두와 10타차 이내에 든 선수까지만 3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