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호수의 여인'을 탄생시키려던 한국 자매들의 꿈은 이번에도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선수들은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미션힐스 골프장(파72.6천673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선두 추격에 나섰지만 강지민(29)만이 공동 8위(2언더파 286타)에 올라 톱10에 들었다.

2005년 5월 코닝클래식에서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컵이 없었던 강지민은 4타차 공동 4위로 4라운드를 맞았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강지민은 10번홀까지 1타를 줄이며 우승을 넘봤지만 15번홀(파4)에서 17번홀(파3)까지 3개홀 연속 보기를 적어내면서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미국 선수들이 유난히 강세를 보인 이번 대회에서 장타자 브리타니 린시컴(미국)이 18번홀(파5)에서 극적인 역전 이글을 잡아내 9언더파 279타로 시즌 첫 메이저 퀸의 주인공이 되며 상금 30만달러를 받았다.

통산 세번째 우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일궈낸 린시컴은 스코어카드를 제출한 뒤 아버지, 캐디와 함께 18번홀 옆 연못에 뛰어들며 기쁨을 만끽했다.

린시컴은 18번홀 티박스에 오를 때만해도 크리스티 맥퍼슨(미국)에 1타 뒤졌지만 두번째 샷을 홀에 붙이며 역전 우승을 예고했다.

그린 왼쪽에 떨어진 볼은 내리막 경사를 타고 한참 굴러가더니 홀 옆 1m도 남지 않는 거리에 멈춰섰다.

챔피언조에서 같이 경기하던 맥퍼슨이 파에 그치고 그린 가장자리에서 친 크리스티 커(미국)의 버디 퍼트가 홀로 빨려 들어갔지만 린시컴은 이글 퍼트를 가볍게 집어넣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맥퍼슨과 커는 린시컴에 1타 뒤진 8언더파 280타로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재미교포 김초롱(25)이 7위(3언더파 285타)에 오르는 선전을 펼쳤지만 기대를 걸었던 한국자매들의 성적은 우승권과는 거리 멀었다.

유선영(23.휴온스)은 마지막날 6타를 줄였지만 로레나 오초아 등과 공동 12위(1언더파 287타)에 머물렀다.

신지애(21.미래에셋)는 1타를 줄이는데 그쳐 김송희(21)와 함께 공동 21위(2오버파 290타)에 올랐고 위성미(20.나이키골프)는 공동 67위(16오버파 304타)로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