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2009 동부프로미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서 맞붙고 있는 인천 전자랜드와 전주 KCC가 치열한 코트 밖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허재 KCC 감독은 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4차전에 앞서 라커룸에서 작심한 듯 이번 시리즈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

허재 감독은 "내가 평소에 경기 전 라커룸에서 농담이나 하고 그러는 편이지만 오늘은 할 말을 해야겠다"라며 분위기를 잡더니 "3차전 때 우리 선수들이 줄줄이 다쳐서 나오는데 열불이 터져서 참을 수가 없었다.

코뼈가 주저앉은 신명호는 오늘 을지로 백병원에서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1차전 때 점수 차가 많이 벌어진 상황에서 정의한이 레이업슛을 넣은 걸 갖고 전자랜드에서 우리 코치에게 항의전화까지 했다"라고 말한 허재 감독은 "게다가 '감독이 시킨거냐'라든지 '다음 경기 때 누구누구 조심해라' 이런 말까지 했다는데 이런 경우가 어디 있나"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임재현은 눈에 멍이 시퍼렇게 들었는데 보고 있으면 내가 화가 나서 내 앞에 보이지도 말라고 했을 정도"라는 허재 감독은 "거친 방법으로 경기를 해서 이기면 무슨 소용이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최희암 전자랜드 감독은 "3차전에 KCC에서 부상 선수들이 나온 것은 나도 미안하게 생각한다.

최형길 KCC 단장에게 걱정돼서 전화까지 했을 정도"라며 "그러나 고의성이 있는 상황이 아니고 정상적인 동작이 이뤄지는 가운데 다친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희암 감독은 "감독 생활을 오래 해왔지만 일부러 상대에게 거칠게 하라고 가르친 적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농구를 하다 보면 다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라며 "KCC 쪽에서도 3차전이 끝난 뒤 우리 팀 감독, 코치에게 불손한 문자 메시지를 보냈는데 이럴 수가 있느냐"라고 맞받았다.

이날 두 팀 감독들은 경기에 앞서 '깨끗한 플레이'를 서로 다짐했지만 1쿼터 경기 도중 전자랜드 도널드 리틀과 KCC 이중원이 더블테크니컬 반칙을 지적받는 등 코트 밖 신경전은 코트 안에서도 여전히 이어졌다.

(인천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