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퀸을 보호하라'

31일 오후 인천공항 도착을 30여 분 앞둔 로스앤젤레스발 대한항공 KE018편 비행기 일등석에서는 잠시 대책회의가 펼쳐졌다.

회의 주제는 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우승자 김연아(19.고려대)의 가장 안전하고 신속한 이동을 준비하는 것.

더불어 입국장에서 진을 친 취재진과 팬들에게 인사하고 기자회견장인 인천공항 2층 비즈니스룸으로 이동하기 위한 동선을 짜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김연아의 '귀국 작전'에는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를 비롯해 대한항공,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들이 모두 참가해 마치 국가원수급 행사를 방불케 했다.

김연아가 탄 비행기가 주기장에 도착하면서 귀국 작전은 본격적으로 가동됐고, 김연아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10여 명의 경호원이 주위를 둘러싸고 수하물 찾는 곳으로 함께 이동했다.

김연아가 입국심사를 위해 이동하는 동안 다른 항공기 편으로 내려 입국심사대로 향하던 사람들이 재빨리 카메라를 꺼내 들고 촬영에 나서면서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김연아의 위상이 '귀빈급'으로 격상된 것은 이날 김연아가 로스앤젤레스 공항을 떠날 때부터 눈에 띄었다.

그동안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했던 김연아는 이번에는 생전 처음으로 일등석을 타고 13시간의 비행을 편안하게 즐겼다.

더불어 입국심사대에서도 김연아는 경호원들과 함께 외교관 전용 출구를 이용, 다른 사람들과 섞이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를 받았다.

짐을 찾을 때도 경호원들이 주변을 에워싼 가운데 공항공사와 대한항공 직원들이 김연아가 짐을 일찍 찾도록 도와주면서 비행기 착륙 10여 분 만에 입국장으로 나설 수 있었다.

입국장 문을 나서는 순간 '피겨퀸'은 자신도 모르게 '어머!'하는 감탄사를 쏟아냈다.

입국장 앞에 취재진 카메라와 팬들이 빼곡히 들어차서다.

IB스포츠의 관계자는 "인천공항 개장 이후 이렇게 취재진이 많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라고 귀띔했다.

특히 뉴스전문채널 YTN은 김연아의 입국장면을 생중계, 입국장의 인파에 묻혀 김연아의 모습을 보기 어려웠던 팬들은 공항 내 TV를 통해 김연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영종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