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남북 대결을 펼칠 북한 축구 대표팀이 29일 삼엄한 경비 속에 입국했다.

김정훈 감독이 이끄는 북한 대표팀 선수단 25명은 28일 오후 평양 김일성 종합경기장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을 치르고 나서 중국 선양을 거쳐 이날 오후 6시10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북한 대표팀의 방한은 지난해 6월22일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최종전을 치르기 위해 입국한 뒤 약 9개월 만이다.

한국과 북한은 4월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조 1위 다툼을 벌인다.

28일 UAE를 2-0으로 꺾은 북한은 3승1무1패(승점 10)로 한 경기를 덜 치른 한국(2승2무.승점 8)을 제치고 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경찰 병력 2개 중대(약 120명)가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입국장 내 북한 선수단과 접촉이 원천 봉쇄된 가운데 검정색 정장 차림의 선수들은 취재진 30여 명의 플래시 세례와 질문 공세를 받자 다소 상기된 표정이었다.

공항 곳곳에는 이들이 도착하기 1시간 전부터 사복 경호원과 경찰들이 배치돼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다.

또 무장한 경찰 특공대와 국가정보원 직원들도 북한 선수단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카메라 플래시 속에 '한국에 온 소감이 어떠냐'란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김정훈 감독과 선수들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북한 대표팀 간판 공격수인 `아시아 루니' 정대세(가와사키)만 입국 소감을 묻는 말에 왼손을 들어 잠시 흔들었을 뿐이었다.

북한 공격의 핵인 홍영조(FK로스토프)를 비롯해 전날 UAE와 홈 경기에서 골을 넣었던 박남철과 문인국 등은 경직된 표정이었다.

경찰과 공항 직원들의 삼엄한 경비와 신속한 안내로 북한 선수단은 단 7분 만에 별도의 주차장에 마련된 버스에 올라탄 뒤 서울 근교의 숙소로 이동했다.

북한 대표팀은 30일 오후 파주 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비공개 훈련을 치르며 경기 전날인 31일 오후 8시부터 15분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훈련 장면을 공개할 예정이다.

(영종도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