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19.고려대)가 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역대 최초로 200점대(207.71점)를 돌파하며 완벽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물론 선수 본인의 엄청난 노력의 결과물이지만 최상의 연습 환경을 만들기 위한 '김연아 도우미'들의 드러나지 않는 공로도 빼놓을 수 없다.

무엇보다 한국인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은 '가족의 사랑'이다.

김연아가 1996년 피겨스케이트에 처음 입문하면서부터 '피겨맘'으로서 고난의 길을 걷기 시작한 어머니 박미희(52) 씨는 이날 금메달을 통해 지난 13년간의 고생을 한순간에 잊게 됐다.

김연아는 주니어 시절 IMF를 거치고 계속되는 부상과 스케이트 부츠 문제로 고심하면서 한때 은퇴까지 생각했었지만 때로는 절친한 친구 같은 역할로 항상 곁에서 힘을 북돋워 준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이 이번 금메달의 밑바탕이 됐다.

김연아가 국제적인 선수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게 해준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훈련하기 어려운 국내 실정을 벗어나려고 캐나다 토론토를 전지훈련 기지로 삼은 김연아는 오서 코치의 지도와 윌슨의 안무를 받아 2007-2008 시즌부터 그랑프리 5개 대회 연속 우승과 그랑프리 파이널 2년 연속 우승, 세계선수권대회 우승과 동메달 두 번, 4대륙선수권대회 우승 등 놀라운 업적을 일궈냈다.

안무가 윌슨은 지난 시즌 발랄하고 청순했던 김연아의 이미지를 이번 시즌 180도 바꿔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이바지했다.

더불어 금전적인 고민 없이 해외에서 훈련할 수 있는 재정적 바탕을 마련한 매니지먼트사 IB스포츠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김연아의 스타성을 간파하고 지난 2007년 4월부터 김연아의 뒷바라지를 맡은 IB스포츠는 매일유업, 삼성하우젠, LG생활건강(샤프란, 라끄베르), 현대자동차, 교복업체 아이비클럽, P&G(위스퍼) 등과 광고계약을 맺으면서 '피겨퀸' 뿐 아니라 'CF퀸'으로 성장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밖에 2004년부터 꾸준히 김연아에게 지원금을 대주는 대한빙상경기연맹도 김연아의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획득에 빼놓을 수 없는 조력자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