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박찬호(36.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서 일본의 이치로에게 정면 승부를 걸었다가 결승타를 맞은 마무리 투수 임창용을 칭찬하면서 감쌌다.

박찬호는 26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야구가 나라를 지킨다'는 글에서 "연장전에서 왜 이치로에게 승부를 겨뤘느냐는 의견이 있는데 정정당당하게 대결했다는 게 저는 오히려 대견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임창용은 지난 24일 열린 WBC 결승전에서 3-3으로 맞선 연장 10회 초 2사 2,3루에서 김인식 감독이 고의사구로 거르라는 사인을 보지 못해 이치로를 상대로 정면 대결을 벌이다 뼈아픈 2타점 중전안타를 맞아 패했다.

박찬호는 "이치로를 피하다가 다른 선수에게 당할 수도 있었다"면서 "이치로에게 승부를 한 것이 아쉬운 게 아니라 이치로의 약점을 공략하지 못한 게 아쉽다면 아쉬운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비록 준우승을 했지만 태극호는 9회 말 마지막 순간에 동점을 만들고 연장전까지 가는 근성과 힘을 보여주면서 국민에게 희망과 긍지를 심어줬다"며 대표팀의 선전을 높이 평가했다.

박찬호는 이 글에서 김인식 감독을 포함해 대표팀 선수들의 활약상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고마움을 표했다.

"김 감독님은 1회 WBC 대회에 부상과 슬럼프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저를 당연한 것처럼 대표팀에 뽑아주고 믿음을 주셔 너무 감사했다"면서 "참 인정이 많고 의리와 믿음을 주는 분"이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또 "떼밀려 대표팀을 맡고 나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신 감독님의 건강이 걱정됐다"면서 "이젠 맘껏 축하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덧붙였다.

추신수에 대해서는 "군대를 가야 하는 추신수를 생각하면 걱정이 된다"며 "자신의 처지와 상관없이 당당하게 대표팀에 출전하고 준결승과 결승에서 홈런을 치는 등 큰 경기에서 제 몫을 해냈다"고 평가했다.

박찬호는 "추신수는 현재 메이저리그에 있는 우리의 보물이다"며 "이렇게 훌륭한 일을 해낸 추신수와 대표팀에게도 병역 면제 혜택이 주어져 앞으로 다 많은 활약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기원했다.

대표팀 4번 타자로 자신의 역할을 100% 이상 해냈던 김태균도 메이저리그 진출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격찬했다.

"어떻게 밥만 많이 먹는 나라에서 저렇게 크고 힘센 선수가 있는지 미국 선수들도 한국 경기를 보면서 김태균 칭찬을 많이 했다"고 전한 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 나도 도와 주겠다.

홈런은 싫고 포볼로 도와주죠"라며 후배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희망했다.

마지막으로 봉중근 선수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첫 시즌 시련을 잘 견디고 멋지고 자랑스럽게 일을 해 냈다"며 대견스러워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sungjin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