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야구 대표팀 루이스 소호 감독은 "1회 5점을 내주면서 경기는 끝났다"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소호 감독은 22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2-10으로 크게 패한 뒤 "1회 한국이 잘했다"며 말을 시작했다.

이어 "첫 타자 이용규를 볼넷으로 내보내고 실책이 나왔다. 그 이후 모든 게 어그러졌다. 1회 0-5로 뒤지면서 사실상 경기는 끝났다"고 말했다.

특히 "졌다는 것보다 어떻게 졌는가가 중요하다. 그동안 야구를 잘해왔고 준비한 대로 플레이를 했지만 갑자기 1회 0-5가 되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용규의 발목을 잡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던 소호 감독은 이날 1회 계획이 어긋난 것이 패인이라고 분석한 듯 했다.

이용규는 베네수엘라 선발 투수 카를로스 실바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골라 대량 득점의 물꼬를 텄다.

소호 감독은 "이용규가 아주 잘했다. 이용규를 2루로 못 가게 하는 게 목표였는데 볼넷을 내줬고 이후 한국의 의도대로 실책도 나왔다. 한국이 우리보다 훨씬 훌륭히 경기를 풀어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이 초반부터 공세적으로 나왔다. 투수와 타자 모두 깜짝 놀랄 수준으로 조만간 메이저리거가 또 나올 것"이라고 놀라움을 나타냈다. "(실책을 5개나 저질러) 우리가 한국을 도와주기도 했지만 한국이 야구를 잘했고 특히 한국팬들의 열렬한 응원에 힘을 얻은 것 같았다. 팬들의 응원은 언제나 중요하다"며 다저스타디움을 꽉 메운 한인 동포들의 열성에도 경의를 표했다.

1회 무사 1루에서 정근우의 평범한 뜬공을 놓쳐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보비 아브레우도 이용규에 대한 칭찬으로 소감을 대신했다.

아브레우는 "글러브로 재빨리 잡으려다 공을 놓쳤다. 이후 1루주자 이용규를 2루에서 잡고자 공을 던졌지만 너무 짧았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타자들도 강력했고 투수들도 컨트롤이 좋았다. 완전히 게임을 주도했다. 특히 윤석민은 슬라이더를 잘 던져 삼진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