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WBC] 김인식 감독의 '신들린 용병술'…이번에도 통했다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과 베네수엘라간 준결승이 벌어진 로스엔젤레스 다저스타디움.

김인식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승부수로 두 개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나는 윤석민의 선발 투수 기용. 지금까지 중간계투로 마운드에 올랐던 윤석민을 과감하게 선봉에 세운 것이다.

엔트리에 포함된 15명의 타자 모두가 메이저리거인 베네수엘라의 ‘공포 타선’을 막기엔 윤석민이 적격이라고 판단했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스윙이 큰 베네수엘라에겐 낮게 던지는 윤석민이 통할 것”이라고 했다.

예상은 맞아 들었다. 3회말 연속 3안타를 맞으며 약간 흔들렸지만 6과 3분의 1이닝 동안 산발 7안타 2실점으로 꽁꽁 틀어 막았다. 예선전에서 홈런 12개를 때려낸 베네수엘라 타선은 특유의 파워를 보여 주지 못한 채 윤석민의 투구에 말려 들었다.


반면 베네수엘라의 용병술은 엉성했다. 선발투수 카를로스 실바가 1회초 5점을 내주며 흔들렸는데도 2회에도 그대로 출장시켜 김태균의 2점 홈런을 맞았다.

실바를 이어 등장한 투수들의 면면도 언뜻 이해하기 힘들었다. 불펜에 베네수엘라 최고 투수 펠릭스 에르난데스와 철벽 마무리 프란스시코 로드리게스가 대기했지만 끝까지 기용되지 않았다.

‘오늘이 없으면 내일도 없는’ 게임에서 핵심전력을 제때 쓰지 못하고 썩힌 셈이다.

한경닷컴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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