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 탱크'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이 허정무호 축구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올 시즌 3호 골에 도전했으나 득점포 불발과 팀 패배로 아쉬움을 남겼다.

박지성은 22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런던 크레이븐코티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풀럼 FC와 2008-2009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 나란히 선발 출격해 전.후반 90분을 모두 뛰었다.

맨유는 그러나 폴 스콜스와 웨인 루니가 퇴장당하는 악재 속에 풀럼에 0-2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지난 14일 리버풀과 홈경기에서 1-4 완패를 당해 11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멈췄던 맨유는 올 시즌 처음으로 2연패에 빠졌다.

특히 선두 맨유는 시즌 20승5무4패(승점 65)를 기록, 첼시와 리버풀(이상 승점 61)과 간격을 벌리지 못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첼시도 토트넘 홋스퍼에 불의의 일격을 당해 0-1으로 무릎을 꿇었다.

히딩크 감독 취임 후 정규리그 4연승을 포함해 7경기 연속 무패(6승1무) 행진을 하던 첼시의 가파른 상승세는 한풀 꺾였다.

반면 풀럼은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여 만에 연승 휘파람을 불며 무려 45년 만에 맨유를 상대로 홈경기 승리를 낚았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끄는 맨유는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와 라이언 긱스를 최전방에 세워 공세의 수위를 높여갔다.

그러나 홈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풀럼이 초반 공격 주도권을 잡았고 전반 18분 행운의 페널티킥 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맨유는 골키퍼 에드윈 판데르사르가 보비 자모라의 헤딩을 쳐냈지만 골대 구석을 노린 자모라의 연이은 헤딩을 스콜스가 손으로 잡는 핸드볼 파울을 했다.

실점이 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스콜스는 레드카드를 받아 곧바로 퇴장을 당했고 풀럼의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대니 머피가 오른발 인사이드 슛으로 오른쪽 골망을 흔들어 1-0으로 앞서갔다.

맨유는 전반 42분 박지성이 왼쪽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상대 파울로 프리킥을 얻어냈으나 호날두의 슈팅은 수비벽에 걸렸다.

풀럼이 슈팅수 18개(유효슈팅 7개)인 반면 맨유는 유효슈팅 없이 2개에 그친 것이 보여주듯 전반은 풀럼의 일방적 페이스였다.

퍼거슨 맨유 감독이 후반 들어 베르바토프를 빼고 루니를 투입하자 이후 맨유가 공격의 흐름을 주도했다.

박지성은 후반 2분 루니와 2대 1 패스를 주고받고 나서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로 강하게 찼다.

그러나 발에 힘이 너무 들어갔는지 공이 골대 위로 떴다.

맨유는 한 명이 적은 10명임에도 루니의 활발한 움직임이 시너지효과를 내며 풀럼을 압도했다.

후반 7분 대런 플래처의 프리킥을 호날두가 헤딩으로 방향을 바꿨지만 골키퍼 마크 슈와처가 간신히 펀칭을 했다.

이어 플래처의 슈팅과 호날두의 헤딩슛도 슈와처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19분 왼쪽 측면을 파고든 호날두가 땅볼패스를 하자 박지성이 문전으로 달려들며 발을 갖다댔으나 이마저 골키퍼를 뚫지 못했다.

박지성의 시즌 3호 골이 아깝게 무산되는 순간이었다.

맨유는 수비수 존 오셰를 빼고 공격수 카를로스 테베스를 기용해 총공세에 나섰다.

그러나 후반 39분 박지성의 오른쪽 크로스를 테베스가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넘어갔다.

맨유는 만회골을 뽑지 못한 반면 풀럼은 교체 투입된 졸탄 게라가 종료 직전 가위차기 슛으로 골문을 갈라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설상가상으로 루니마저 비신사적인 행위로 퇴장을 당했다.

맨유는 패배에 스콜스와 루니의 퇴장으로 상처가 너무 컸다.

한편 프리미어리거 김두현(27.웨스트브롬)과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이영표(32.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나란히 결장했다.

김두현은 이날 볼턴 원더러스와 홈경기에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채 빠졌다.

컨디션 난조 탓에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려고 2군 경기 출장을 자청했던 김두현의 5경기 연속 결장. 웨스트브롬은 볼턴과 1-1로 비겼다.

이영표도 베르더 브레멘전 교체 명단에 들었으나 끝내 호출을 받지 못했다.

지난 15일 하노버96전 이후 2경기 연속 결장. 대신 부상에서 복귀한 데데가 왼쪽 풀백, 파트리크 오보모옐라가 오른쪽 풀백으로 출전했다.

도르트문트는 1-0 승리를 거두면서 7경기 연속 무승(5무2패) 부진에서 벗어났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