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몰아치기 3점…한국산 '발야구'로 4강 쐈다
한국 야구가 '숙적' 일본을 따돌리고 2회 연속 세계 4강 신화를 이룩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8일(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승자전에서 선발 투수 봉중근이 눈부신 호투를 펼친 데다 이진영의 2타점 적시타 등을 앞세워 4-1로 3점차 완승을 거뒀다. 한국은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2회 연속 WBC 4강에 진출했다.



한국에 또 무릎을 꿇은 일본은 패자부활전으로 밀려나 19일 한 장 남은 4강 티켓을 놓고 아마야구 최강 쿠바와 혈전을 펼치게 됐다. 한국은 일본-쿠바전 승자와 20일 조 1,2위 결정전을 벌인다.

이번 대회 세 번째로 벌어진 한-일전은 한국의 철벽 같은 마운드와 눈부신 기동력,그물 같은 수비망이 일본을 압도한 경기였다. 한국은 1회말 이용규가 일본 선발 다르빗슈를 상대로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가 초반부터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2번 정근우 타석 때 이용규는 과감하게 2루 도루에 성공해 상대 내야를 흔들었고 정근우의 내야 안타가 이어져 무사 1,3루가 됐다. 김현수의 내야 땅볼로 1점을 먼저 올린 한국은 일본의 실책에 이어 4번 김태균이 볼넷을 골라 무사 만루의 황금 기회를 이어갔다. 믿었던 추신수는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다음 타석에 나선 이진영이 다르빗슈로부터 천금 같은 2타점 좌전 안타를 뽑아 한국은 3-0으로 기선을 잡았다.

새로운 '일본 킬러'로 등장한 봉중근은 '사무라이 재팬'의 예봉을 4회까지 차분하게 꺾었다. 5회초 봉중근은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1,2루의 위기에 몰렸지만 후속 타자 이와무라 아키노리,스즈키 이치로에게 내야 땅볼로 1점만 내준 채 이닝을 마무리짓는 관리능력을 보였다.

일본의 강타선을 효과적으로 처리한 봉중근은 6회초 첫 타자 아오키를 1루 땅볼로 처리하는 것을 끝으로 임무를 완수하고 윤석민에게 바통을 넘겼다. 봉중근은 5와 3분의 1이닝 동안 3안타와 사사구 4개로 1점만 허용,승리의 발판을 닦았다.

봉중근에 이어 등판한 윤석민도 2와 3분의 1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또 도쿄돔에서 수모를 당했던 김광현은 8회 2사 1루에서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일본의 강타자 오가사와라 미치히로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자신감을 회복했고 9회에는 임창용이 깨끗한 마무리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한편 마이애미 돌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조 패자부활전에서는 미국이 푸에르토리코에 6-5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4강에 진출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