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잡이' 필 미켈슨(38)은 준수한 외모와 뛰어난 쇼트게임으로 타이거 우즈(34 · 이상 미국)에 버금가는 인기를 끌고 있는 선수.

그러나 플레이에 기복이 심해 큰 대회 우승은 경쟁선수들에 비해 늦은 편이었다.

투어데뷔 13년째인 2004년에야 메이저대회 첫 승을 올렸다. 톱랭커들만 초청해 벌이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도 그와는 인연이 멀었다.

1999년부터 이달 초 액센츄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까지 26차례 출전했으나 우승컵은 항상 다른 선수에게 돌아갔다.

그런 미켈슨이 마침내 'WGC 우승없는 최고선수'라는 꼬리표를 뗐다. 미켈슨은 1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도랄 골프장 블루코스(파72)에서 끝난 대회에서 4라운드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닉 와트니(미국)를 1타차로 따돌리고 생애 최고액인 140만달러(약 20억8400만원)를 손에 쥐었다.

지난 2월 노던트러스트오픈에 이어 시즌 2승이고,프로통산으론 36승째다. 현재 미PGA 투어프로 가운데 여섯시즌 연속 '시즌 2승 이상'을 거둔 선수는 그가 유일하다.

미켈슨에게 이번 대회 우승은 세계랭킹 1위 우즈를 따라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미켈슨은 1992년 프로전향 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랭킹 1위에 올라간 적이 없다.

그런데 지금 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켈슨은 이번 우승으로 포인트 1.49를 보태며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를 제치고 랭킹 2위에 복귀했다. 그는 랭킹포인트 8.62를 기록,우즈(9.14점)와의 포인트 격차를 0.52로 좁혔다. 한 대회에서 우승하면 우즈를 제치고 '최고'에 오를 수 있는 위치다.

미켈슨과 우즈는 다음 주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 함께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2주 후에는 남자골프 세계랭킹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