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2018년이나 2022년 월드컵 유치를 위해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축구협회는 오는 16일까지 월드컵 유치와 관련한 입찰 등록서를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입찰 등록서 제출은 지난달 3일 유치 `관심 표명'(Expression of interest) 수준을 한 단계 넘어선 것이다.

등록서에는 월드컵 유치 과정에서 일체의 비윤리적인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가 첨부된다.

축구협회가 2018년 대회나 2022년 대회 유치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협회는 2002년 한.일 월드컵으로 성공적으로 치렀던 자신감을 바탕으로 단독 개최에 나서게 됐다.

관심 표명 당시에는 시간에 쫓겨 협회와 정부 간 충분한 협의가 부족했지만 이번 등록서 제출 과정에서는 양측이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도 "축구협회의 월드컵 추진을 인지하고 있다.

유치 신청 절차상 아직 시간이 많다.

이말 달 협회가 유치 계획안을 보고하면 시간을 갖고 검토한 뒤 정부가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축구협회는 올해 연말까지 승인 절차를 마무리하고 내년 5월 정부 보증서가 첨부된 유치 신청서를 FIFA에 낼 계획이다.

지금까지 한국 외에 2002년 대회를 공동 개최했던 일본이 유치전에 뛰어들었고 인도네시아, 카타르, 호주 등 아시아축구연맹(AFC) 산하 국가들이 대거 경쟁에 나섰다.

또 축구 종가 잉글랜드와 공동개최를 추진하는 포르투갈-스페인, 네덜란드-벨기에, 그리고 러시아 등 유럽 국가와 미국, 멕시코도 2018년 또는 2022년 대회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2010년 대회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기 때문에 아프리카 대륙의 국가는 2018년 대회 유치에 참여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이집트는 2022년 대회 유치를 신청했다.

조중연 축구협회장은 앞서 "2018년 대회나 2022년 대회 중 하나는 아시아권 국가에 배정될 수 있어 유치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미 2002년 대회를 개최해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대회를 치를 수 있다고 판단해 도전하게 됐다"고 월드컵 유치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은 이날 영국 올드트래퍼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인테르 밀란 간 유럽축구연맹(FI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을 관전한 뒤 공동 개최보다 단독 개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고 "잉글랜드가 2018년 대회 유치에 강력한 후보라고 말할 수 있다"며 잉글랜드에 힘을 실어줬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