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전남 드래곤즈 박항서 감독이 '주먹 감자 욕설'로 물의를 일으킨 이천수(28)에 대한 관리 책임을 물어 구단으로부터 자체 징계를 받았다.

전남은 11일 "이천수의 행위에 대해 논의를 한 결과 박항서 감독에게 일부 책임이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면서 "벌금 100만원을 부과하고 엄중 경고했다"고 밝혔다.

박항서 감독도 "구단이 정하는 어떤 징계라도 이의를 달지 않고 책임을 지겠다"며 징계 수용 의사를 표시했다.

전남 관계자는 "당장 경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박 감독에게 선수들의 지휘, 관리 책임을 물어 벌금 부과에 엄중 경고하는 조치로 이번 일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항서 감독은 거액 연봉, 전 소속팀과 마찰 등을 우려하는 내부 의견에 "내가 책임을 지겠다"면서 이천수 영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남은 이천수에게는 별도의 추가 징계를 내리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전남 관계자는 "이천수가 출장 정지와 벌금 징계 뿐 아니라 페어플레이기를 들고 입장하라는 중징계를 받으면서 자존심이 무너진 상태"라면서 "여기서 다시 징계를 내린다면 이천수를 죽이는 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천수와 연봉 계약을 아직 확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벌금 징계를 내리기도 어렵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다만 전남은 이천수의 출장 정지 기간 연고지인 광양을 비롯해 순천, 여수 지역을 돌면서 경기 홍보와 팬 사인회 등의 봉사 활동을 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천수는 지난 7일 FC 서울과 홈 개막전에서 오프사이드 판정을 내린 부심을 향해 '주먹 감자 세리머니'와 함께 총을 쏘는 시늉을 하면서 불만을 표출했고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전날 상벌위원회를 열어 6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600만원(경기당 100만원), 국제축구연맹(FIFA) 페어플레이기 입장 때 기수로 나서라는 징계를 내렸다.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