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녀' 루이나이웨이 9단(46)이 통산 여섯 번째 여류국수 타이틀을 거머쥐며 여자바둑 천하통일을 이루었다. 9일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14기 가그린배 프로여류국수전 결승 3번기 제2국에서 루이나이웨이 9단은 이하진 3단(21)을 맞아 24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며 여류국수에 올랐다. 결승 2국을 내리 이기며 손쉽게 우승컵을 차지한 루이 9단은 통산 여섯 번째 여류국수 등극과 함께 국내 모든 여자기전(여류국수,여류명인,여류기성) 타이틀을 보유하게 됐다.

거친 몸싸움이 주특기인 루이 9단은 이날 대국에서 결승 무대에 처음 오른 이하진 3단을 상대로 특유의 파괴력 넘치는 수순을 선보이며 반면을 압도했다. 루이 9단은 "점심시간 전까지는 갑갑했는데 오후 들어 이하진 3단의 실수가 나오면서 승기를 잡았다"며 "작년에 성적이 너무 나빠 앞으로 우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2-0으로 이기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루이 9단은 이번 대회에서 김수진 2단,조혜연 8단,김윤영 초단을 차례로 불계로 꺾고 결승에 오른 뒤 이하진 3단과의 승부에서도 두 차례 모두 불계로 제압하는 강력한 전투바둑을 선보였다.

루이 9단은 그동안 여류국수전 6회 우승을 포함해 여류명인 8회,여류기성 3회 등 총 25회나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2000년 제43기 국수전에서는 이창호 9단과 조훈현 9단을 연파하며 여자기사로는 처음으로 남녀오픈대회에서 우승하는 역사를 쓰기도 했다. 또 2002년에는 9단들의 대회인 맥심커피배 결승에서 장주주 9단과 사상 처음으로 부부대결을 벌였고(1-2패),2004년에는 유창혁 9단을 누르고 우승하는 등 여자기사로는 발군의 실력을 보여줬다.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하고 동아제약이 후원한 제14기 가그린배 프로여류국수전은 지난해 6월11일 개막됐으며 한국기원 소속 프로여류기사 41명이 참가했다. 우승상금은 1100만원이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