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지난해 우승팀 토트넘 홋스퍼를 승부차기 끝에 물리치고 칼링컵 정상에 올랐다.

맨유는 2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08-2009 칼링컵 결승전에서 토트넘을 상대로 연장전까지 120분 사투 끝에 득점 없이 비기고 나서 결국 승부차기 끝에 4-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지난 1992년 첫 우승을 차지했던 맨유는 지난 2006년 이후 3년 만에 칼링컵을 끌어안으며 통산 세 번째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하지만 박지성(28)은 교체 멤버에 이름을 올렸지만 끝내 그라운드에는 나서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카를로스 테베스와 대니 웰벡을 투톱 공격수로 좌우 측면에 루이스 나니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배치한 맨유는 전반 6분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얻은 호날두의 무회전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훌쩍 넘고, 전반 12분 대런 깁슨의 기습적인 중거리슛이 골대 오른쪽을 살짝 빗나가면서 초반 득점에 실패했다.

맨유는 전반 23분 수비벽을 두텁게 쌓은 토트넘의 수비진에서 흘러나온 볼을 중앙 수비수 리오 퍼디낸드가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발리슛으로 골을 노렸지만 크로스바를 넘으며 아쉬움을 남겼다.

맨유의 초반 기세에 눌린 토트넘은 오른쪽 측면 날개 애론 레넌의 빠른 돌파를 활용한 속공에 중점을 두면서 반격에 나섰지만 마무리가 부족했다.

득점 없이 후반전을 맞은 맨유는 호날두의 프리킥이 공중으로 뜨면서 또 한 번 결정적인 골 기회를 놓치면서 후반 10분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웰벡 대신 공격형 미드필더 안데르손을 투입해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맨유는 후반 15분 코너킥 상황에서 페널티 지역 오른쪽으로 흐른 볼을 깁슨이 강하게 슛을 하자 골대 앞에 있던 테베스가 오른발 힐킥으로 살짝 방향을 바꿨지만 골대 왼쪽으로 비켜가고 말았다.

맨유는 5분 뒤 호날두의 슛이 골키퍼 정면을 향하고, 연이어 페널티지역으로 돌파해 들어가던 호날두가 시뮬레이션 액션 판정을 받으면서 분위기가 급속하게 침체했다.

기회를 살리지 못하자 분위기는 토트넘으로 넘어갔다.

토트넘은 후반 25분 레넌이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맞은 결정적 기회에서 때린 오른발 슛이 맨유 골키퍼 벤 포스터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90분 동안 골을 넣지 못해 연장전에 들어간 맨유는 연장 전반에도 득점에 실패했고, 연장 후반 종료 2분을 남기고 오른쪽 측면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파트리스 에브라가 왼발로 강하게 슛을 했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넘으면서 결국 피 말리는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결국 승리의 여신은 이번 시즌 쿼드러플(칼링컵, FA컵, 정규리그,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리는 맨유에 미소를 지었다.

선축에 나선 맨유는 라이언 긱스와 테베스, 호날두가 차례로 골을 넣어 우승을 예감했다.

하지만 토트넘은 첫 번째 키커로 나선 제이미 오하라의 슛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고, 세 번째 키커인 데이비드 벤틀리의 슛은 왼쪽 골대를 크게 빗나가면서 스스로 무너졌다.

결국 맨유는 네 번째 키커로 나선 안데르손이 토트넘의 골 그물을 철썩이며 승부차기 4-1 승리를 완성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