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김미현입니다. 이번 주 드디어 시즌을 시작하는 대회를 치릅니다. 그동안 체력이나 샷,현지 적응 등 많은 것을 준비했으니 어떤 성적을 내게 될지 저 자신도 궁금하네요. 어쨌든 준비를 단단히 하고 나왔으니 좋은 결과 기대해 주세요.

대개의 경우 선수들은 대회 준비 마무리로 클럽의 구성을 합니다. 대회에 출전할 때,골프 클럽 수가 14개를 넘으면 안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죠.하지만 선수들은 곧이곧대로 14개의 클럽만을 가지고 다니지 않습니다. 보통 15~17개의 클럽을 가지고 다니다가 대회 직전 골프 코스에 맞게 클럽을 구성하죠.

왜냐하면 연습 라운드를 통해 코스 공략법을 구상하다 보면 활용도가 아주 낮은 클럽이 나오기 때문이죠.따라서 활용도가 미미한 것은 제외시켜 클럽을 구성합니다. 활용도를 따지게 되는 변수는 많지만,대체로 파3홀의 길이와 코스에서 바람이 주요한 변수입니다.

이번 주에는 제 클럽 구성에 대해 말씀드릴까 합니다. 저는 '우드의 마술사'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우드를 잘 다루는 편입니다. 우드를 선호하는 제 플레이 스타일은 제 골프백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저는 지금 드라이버를 포함해 총 5~6개의 우드를 지니고 다닙니다. 대부분 선수들이 3~4개에 그치는데 비해 조금 많은 편이죠.하지만 우드는 다른 선수의 아이언에 비해 더 정확하게 쓸 수 있기 때문에 제겐 최적의 클럽 구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언은 5번부터 샌드웨지까지 구성하는데,코스에 따라 5번 아이언을 빼고 11번 우드를 넣기도 합니다. 최근의 대회 코스는 거리도 길어지고,그린이 딱딱해서 높이 띄워 볼을 세우지 않으면 버디를 잡기 어렵거든요. 따라서 띄우기 어려운 5번 아이언보다 11번 우드를 사용하는 빈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진은 이번 주 대회를 위해 구성한 클럽인데,저의 기본적인 클럽 구성이기도 합니다.

퍼터는 제가 수시로 바꾸는 클럽입니다. 2006년 긴오픈에서 우승할 때 썼던 퍼터는 그 주 수요일부터 사용한 퍼터였습니다. 그 당시 퍼팅감이 좋지 않았는데,다행히 집 근처에서 대회를 해서 집에 있는 여러 퍼터를 사용해 보고 마음에 드는 것을 들고 나가 결국 우승까지 한 사연이 있습니다. 지금은 물론 그때의 퍼터를 쓰고 있지 않지만,퍼팅감이 떨어지면 다시 그 퍼터를 쓰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죠.

현재 사용하고 있는 독특한 클럽 구성이 완성된 것은 미국으로 건너와서도 한참 지난 이후의 일입니다. 특히 11번 우드의 경우가 그렇죠.제가 미국으로 건너올 당시만 해도 11번 우드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었거든요. 따라서 아이언 세트는 항상 5번 아이언부터였습니다.

어렸을 때는 3번 아이언까지 사용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힘이 부족해 3번 아이언으로는 볼을 띄워 적당한 스핀을 주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난 후,과감하게 클럽 구성에서 빼버렸죠.미국에 처음 왔을 때는 4번 아이언도 사용했지만,대체할 수 있는 9번 우드가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클럽 구성에서 제외했습니다.

골프에서 싸워야 하는 것은 '골프 코스'입니다. 함께 플레이하는 경쟁자가 아닙니다. 골프 코스를 잘 파악하고,코스에 맞게 클럽을 구성하는 것은 당연하고도 가장 기본적인 일일 것입니다.

클럽 외에도 백을 꾸릴 때 작은 요소도 놓치지 않습니다. 제 드라이버 커버는 권투 글러브 모양인데요,거기에 조그맣게 '아자,아자,파이팅~'이라는 문구를 새겨 놓았어요. 축구에서 '12번째 선수는 붉은 악마'라는 말이 있듯,제게 헤드커버는 15번째 클럽인 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