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대표팀에 주어진 시간이 딱 사흘밖에 남지 않았다.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센트럴 오아후 리저널파크에서 전지훈련 중인 야구대표팀은 28일까지 연습을 마치고 3월1일,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예선전이 열리는 일본 도쿄에 입성한다.

3월2-3일은 세이부 라이온스, 요미우리 자이언츠 등 일본프로야구 팀과 평가전을 치러야 하고 4-5일은 현지 구장에 적응하는 훈련도 필요하기에 대표팀이 투타 조직력을 가다듬을 시간은 전지훈련 기간뿐이다.

미국프로야구에서 활약 중인 외야수 추신수(27.클리블랜드)가 25일 대표팀에 합류, 선발 라인업이 완성됐지만 또 다른 해외파 투수 임창용(33.야쿠르트 스왈로스)은 내달 1일 도쿄에서 가세할 예정이어서 완벽한 진용을 갖추고 실전에 나서는 것은 3월2일 세이부 라이온스와 평가전이 처음이다.

경쟁국 일본이 21일부터 베스트 멤버를 풀가동해 평가전을 벌인 것에 비춰보면 상당히 늦은 페이스다.

◇'추신수 퍼즐' 어떻게 풀릴까

선수들의 컨디션을 면밀히 체크해 온 김인식 대표팀 감독의 머리는 더욱 복잡해졌다.

예선에서 주전 우익수 요원인 추신수를 단 한 경기만 내보낼 예정이기에 나머지 포지션을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숙제다.

김 감독은 추신수를 지명 타자로 기용할 때를 대비해 24일 한화와 2차 평가전에서 이대호(롯데)를 3루수로 기용해봤다.

3루 전문 수비수로 최정(SK)과 이범호(한화)가 있으나 공격력을 보강하려면 중심타자 이대호를 타순에서 절대 뺄 수 없기에 이대호를 3루, 김태균(한화)을 1루수로 내세워 테스트한 셈이다.

득점 연결고리인 2번과 6번 타순에 어떤 선수를 배치하느냐도 중요하다.

추신수가 우익수 겸 3번 타자로 나선다면 2번에는 발빠른 이용규(KIA)와 이진영(SK), 김현수(두산) 등 좌익수 후보와 2루수인 정근우(SK)와 고영민(두산) 중 한 명이 가능하다.

장타력이 필요한 6번 후보로는 이진영과 김현수가 1순위로 꼽힌다.

타순이 요동치는 것과 달리 투수진은 컨디션이 본 궤도에 오르고 있어 다행으로 여겨진다.

◇다급한 붙박이 유격수

9년 이상 대표팀 주전 유격수로 활약해 온 박진만(33.삼성)이 탈락하면서 주전은 박기혁(롯데)으로 정리됐다.

발놀림이 좋은 박기혁은 2루 수비도 가능한 다기능 내야수다.

다만 국제 경기 경험이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한번 뿐인데다 큰 경기에서 뛰어본 적도 거의 없어 박진만처럼 침착하고 유연한 수비를 펼쳐줄지 알 수 없어 고민이 깊다.

김 감독은 3루수로 뽑은 최정에게도 유격수 훈련도 함께 시키고 있다.

간간이 유격수로도 출전했던 최정은 류중일 수비코치로부터 유격수의 풋워크와 움직임 등을 새로 배우는 중이다.

야전 사령관으로서 내야 수비진 전체를 조율해야 할 막중한 책임을 짊어진 대표팀 유격수는 경험도 중요하나 결정적인 순간 담력과 배짱이 좋은 선수가 맡을 공산이 크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