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 탱크'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이 오는 7월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맨유의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맨유가 오는 7월 16일부터 26일까지 중국과 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4개국을 도는 아시아 투어에 나서기로 하면서 FC 서울과 2년 만의 친선경기가 성사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FC서울 프로축구단과 GS칼텍스배구단을 운영하는 ㈜GS스포츠의 정종수 사장은 지난 21일 맨유 홈구장인 올드 트래퍼드에서 데이비드 길 맨유 사장을 만나 방한 경기가 성사되도록 노력한다고 합의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였던 맨유와 FC 서울의 친선경기 가능성이 되살아날 조짐이다.

맨유 방한경기는 사실 맨유가 K-리그 일정을 감안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아시아 투어 일정을 발표하면서 물 건너가는 듯 했다.

지난달 14일 홍콩에서 아시아 투어 일정을 공개하면서 한국 방문경기를 7월20일에 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맨유가 지정했던 7월20일 하루 전날에는 서울이 신생팀 강원FC와 주말 원정경기를 치러야 한다.

이틀 뒤인 7월22일에는 리그 컵대회 8강 2차전이 예정돼 있다.

컵대회 8강에 직행한 서울로서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정이다.

이에 따라 맨유는 애초 발표했던 7월20일 대신 7월24일에 방한 경기를 하자고 수정 제안했다.

하지만 7월24일도 문제가 없지 않다.

7월22일 컵대회 8강을 치르는 서울은 같은 달 26일에는 광주 상무와 홈경기가 예정돼 있다.

맨유와 친선경기를 하려면 이틀 간격으로 세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강행군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세뇰 귀네슈 서울 감독도 7월24일 경기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요청을 받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광주와 협의만 된다면 7월26일 열릴 K-경기를 5월30일로 앞당겨줄 수 있다는 타협안을 제시했다.

그런데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6월6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원정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5월30일 맨유와 친선경기를 한다면 기성용과 이청용, 김치우, 김치곤 등 핵심 선수들을 빼고 맨유와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이래저래 쉽지 않을 일정이다.

박지성은 지난 2007년 방한 경기 때 무릎 부상 여파로 서울과 맞대결에서 뛰지 못했다.

서울은 맨유와 친선경기 가능성을 열어두고 프로연맹과 계속 협의할 계획이어서 박지성이 맨유의 주전으로 상암벌을 누비는 장면을 볼 수 있는 희망은 여전히 살아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