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골퍼들을 설레게 하는 계절이 돌아왔다.

겨우내 골프에 대한 마음을 접어두었던 주말골퍼들이 예년보다 서둘러 찾아온 봄에 골프채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분만으로 의욕을 앞세워 무리하게 스윙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자칫 부상을 당하면 설레임도 잠시, 봄철 라운딩을 제대로 즐기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골프는 근력, 타이밍, 속도 등 일련의 조화가 필요한 운동으로, 심각한 상처를 입을 수 있는 고난이도의 스포츠다.

따라서 겨우내 사용하지 않던 관절과 근육 등을 충분한 준비운동 없이 무리하게 사용하면 쉽게 부상을 입을 수 있다.

건강하게 봄철 라운딩을 즐기기 위한 부상 예방 요령을 마디병원 김승호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회전범위 넓은 어깨, 부상 가능성도 커 = 어깨는 360도로 회전이 가능해 우리 신체 중 운동범위가 가장 넓은 부분이다.

하지만 그만큼 무리하게 움직여 부상도 잦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골프에 의한 어깨 손상은 한 번의 동작으로는 잘 생기지 않으며 반복적인 동작에 의한 과사용, 스윙동작 미숙, 잘못된 스윙기술 등에 의해 나타난다.

겨우내 하지 못했던 운동을 한꺼번에 다 하겠다는 욕심으로 무리하게 스윙을 하게 되면 자연히 어깨에 무리가 가면서 부상을 입게 된다.

특히 아마추어 골퍼들은 동일하고 일정한 스윙동작이 되지 않으면서 어깨 근육에 무리를 주게 된다.

특히 스윙을 하기 위해 어깨를 위로 회전할 때 어깨의 힘줄이 끊어지는 `회전근개 파열'이 흔하게 나타난다.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 관절 주변에서 어깨를 들고, 돌리는 4개의 힘줄이 반복적인 충격이나 마모에 의해 늘어지거나 찢어지면서 만성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어깨나 팔이 아프고 팔을 몸 뒤로 돌리기가 어렵다.

흔히 운동 후 어깨가 아프고 굳으면 `오십견'으로 여기기 쉽지만 대부분은 회전근개 파열이 원인이라는 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회전근개 파열은 기존에는 50-60대에 근육이 노화돼 힘줄이 찢어지던 질환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최근 근육운동 및 활동적인 레포츠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늘면서 30-40대 젊은 층에도 눈에 띄게 발병률이 늘고 있는 추세다.

어깨손상 예방을 위해서는 충분한 스트레칭이 필수적이다.

스트레칭은 또한 골프를 치기 전에 5분 이상 하면 골프공 비거리를 크게 늘릴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한양대의대 재활의학교실 장성호ㆍ김미정 교수팀이 프로 골퍼 20명과 아마추어골퍼 22명(핸디캡 13 이하), 초보 골퍼(핸디캡 18 이상) 16명 등 58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운동 전에 하는 5분 내지 30분의 스트레칭이 골프공 비거리를 15야드 가량 증가시키고, 글럽 헤드 속도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회전근개 파열의 치료는 힘줄이 끊어진 크기가 경미한 경우에는 진통소염제, 국소 스테로이드를 투여하거나 온열 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힘줄의 손상이 크다면 끊어진 힘줄을 원래의 뼈 부착부에 다시 연결시켜 주는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예전에는 회전근개 봉합을 위해서 절개수술이 필요했지만 최근에는 관절경 수술이 발달하면서 어깨 부위에 큰 절개없이 회전근개 봉합술을 할 수 있다.

어깨부상과 함께 골퍼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부상으로 팔꿈치 부상이 있다.

스윙을 할 때 팔목을 지나치게 꺾거나 팔꿈치에 과도하게 힘을 넣는 동작을 반복하게 되면 팔꿈치가 아프고 시큰거리게 된다.

흔히 `골퍼엘보'라고 하는 `내측상과염'이다.

팔꿈치 안쪽과 바깥쪽에 툭 튀어나온 뼈를 상과라고 하는데 안쪽 상과에 염증을 일으킨 것이 바로 골퍼엘보다.

골퍼엘보는 근육과 힘줄에 강한 충격이 반복적으로 가해지면서 근육이 뭉치거나 힘줄이 손상되고 손상된 부위에 염증이 생길 수도 있다.

오른손잡이의 경우 임팩트 순간 체중이 60% 이상 왼발에 있어야 하는데 그 반대인 오른발에 체중이 많이 남거나 다운스윙 시 오른쪽 어깨가 너무 처질 경우 뒤땅을 치면서 골퍼엘보가 올 수 있다.

골퍼엘보는 재발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가능한 초기에 제대로 치료하는 게 좋다.

팔꿈치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게 통증의 원인이기 때문에 운동을 중단하고 팔꿈치를 최대한 움직이지 않는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초기에는 간단한 물리치료만으로 호전되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보존적 치료로도 효과가 없고 만성적이라면 체외충격파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 준비운동 없는 무리한 스윙, 허리부상으로 이어져 = 골프 스윙 시 가장 부상이 많은 곳이 바로 허리다.

골프 스윙의 기본은 하체를 중심으로 척추를 꼬았다가 푸는 힘을 이용해 공을 날리는 것이다.

척추는 앞뒤, 좌우로 움직일 때보다 회전할 때 더 큰 압박을 받는다.

서 있을 때 척추에 가는 부담이 100이라면 스윙 시 부담은 무려 220에 이른다.

척추의 회전 때문에 허리 근육의 사용은 늘어나고 척추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중년 골퍼는 관절의 탄력이 떨어지고 디스크와 근력이 약해져 부상을 당하기 더 쉽다.

또한 아마추어 골퍼들은 힘을 빼고 자연스러운 스윙을 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스윙 시 허리 근육 뿐 아니라 몸 근육 전체에 심한 긴장과 수축을 가져오기 일쑤다.

특히 임팩트 순간이나 폴로스루(follow through) 단계에서 요통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허리를 많이 비틀어야 장타가 난다고 생각해 의식적으로 허리를 많이 돌리기 때문이다.

허리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체격조건에 맞는 스윙 자세를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스윙이 지나치게 크고 경직되면 척추에 지나친 부담을 주게 되고 허리 근육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척추에 스트레스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런 사람들은 스윙의 폭을 줄이면서 허리의 회전을 억제하는 타법을 익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평소 여러 운동을 통해 허리 근육 및 다리와 배 근육 등을 강화해야 한다.

라운딩을 할 때 카트를 타는 골프장이 많은데 카트를 타기 보다는 되도록 많이 걸을 수 있는 골프장이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 전 충분한 준비운동으로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는 것이다.

◇ 서서히 진행되는 무릎부상, 움직이지 못할 수도 있어 =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지난 3년 동안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고생하다 지난해 무릎 재건 수술을 받은 후 6월 이후 모든 경기에 참가하지 않았다.

골프 황제도 피해가지 못했던 무릎 부상은 골퍼들에게 어깨, 허리와 함께 조심해야 할 부상 부위다.

무릎 부상은 대부분 오랜 기간에 걸쳐 손상된다.

타이거 우즈는 특정 스윙 동작 때문에 무릎이 무리하게 회전하면서 연골판에 손상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릎 스냅 동작을 최대로 사용하는 스윙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면서 관절이 제 역할을 못하고 연골이 파괴된 것이다.

무릎은 서 있을 때 체중의 2배 정도가 실린다.

오른손잡이 골퍼의 경우, 스윙 동작을 지지하는 왼쪽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은 이보다 몇 배나 크다.

특히 무릎 부상은 여성 골퍼들에게서 많다.

우리나라 50세 이상의 여성들 80%가 관절염 환자인 만큼 자칫 잘못하면 약해진 관절에 갑작스런 무리가 가해지면서 큰 부상이 뒤따를 수 있다.

초기 관절염 환자인 경우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통해 통증을 완화시키고 증상을 조절한다.

관절의 손상 정도가 큰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기존에는 관절염 수술에 대해 두려움을 느껴 부상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관절내시경수술이 도입되면서 이 같은 두려움을 덜어주고 있다.

하지만 연골이 완전히 닳아 없어진 경우에는 인공관절로 대체해야 한다.

인공관절 수술은 무릎을 연 후 나쁜 조직을 모두 제거하고,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것으로 최근 절개부위를 줄인 최소 절개 인공관절수술이 인기다.

◇ 골프 부상, 이렇게 예방하라 = 골프는 이처럼 부상의 위험이 크지만 몇 가지 사항만 잘 지킨다면 안전하고 건강하게 골프를 칠 수 있다.

첫째, 가장 중요한 것은 준비운동이다.

준비운동은 몸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몸통과 척추에 가해지는 과도한 스트레스를 줄여 척추 디스크로 가는 부담을 감소시킨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새벽에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새벽은 체온과 혈압이 낮은 상태로, 우리 몸의 절반은 여전히 잠을 자는 것과 마찬가지다.

특히 근육과 관절은 밤새 이완됐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운동을 하면 몸에 무리가 생길 수도 있다.

또 소염작용과 면역억제 기능을 담당하는 부신피질 호르몬은 잠에서 깨어나면서 서서히 증가하지만 유독 분비속도가 떨어지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아침에 컨디션이 저조하기 때문에 무리한 새벽 운동은 피하는 게 좋다.

둘째, 허리부상을 막으려면 체격조건에 맞는 스윙 폼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스윙이 지나치게 크고 경직되면 척추에 지나친 부담을 주게 되고 허리 근육의 사용이 늘어난다.

이로 인해 척추에 스트레스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런 사람들은 스윙의 폭을 줄이면서 허리회전을 억제하는 타법을 익히는 것이 좋다.

허리힘이 약한 사람은 가급적 긴 퍼터를 사용하고 드라이버샷을 할 때는 허리를 많이 굽히지 않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또 스윙 시 다른 쪽 다리와 발로 체중이동을 하지 않은 채 상체를 틀어 올리는 동작은 금물이다.

허리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부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셋째, 배 근육 및 다른 부위의 근육도 강화해야 한다.

특히 복근단련은 필수다.

복근이 단단하면 허리가 유연해지고 통증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부족하기 쉬운 유산소운동은 기본이며 하체처럼 골프 스윙 연습만으로는 단련하기 어려운 부위의 근력도 꾸준히 키워야 한다.

넷째, 늑골 골절 예방을 위해 연습 전 깊은 호흡을 하는 것이 좋다.

이는 정신적, 신체적 긴장완화 효과가 있다.

옆구리에 부담이 많이 간다면 스윙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해보고 운동 전 준비운동으로 몸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고 무리한 연습은 하지 말아야 한다.

다섯째, 필드에 나서기 전 뜨거운 물로 샤워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뜨거운 물을 세게 틀어놓고 허리 등 아픈 부위 위주로 물줄기를 맞으면 된다.

허리 및 주변 근육이 이완돼 부상 위험이 줄어든다.

단 너무 자주 오래하면 피부가 건조해 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도움말:마디병원 김승호 원장)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