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매직'이 위기에 빠진 `첼시 군단'의 화려한 부활을 이뤄낼 수 있을까.

러시아 축구대표팀과 첼시 사령탑을 겸임하게 된 거스 히딩크(63) 감독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그의 마지막 축구 인생을 장식할 승부수가 과연 성공으로 막을 내릴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첼시는 21일(한국시간) 오후 9시45분 빌라파크에서 애스턴 빌라와 2008-2009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른다.

지난 11일 첼시 사령탑에 오른 히딩크 감독이 공식적으로 처음 팀을 지휘하는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이다.

애스턴과 경기는 히딩크 감독의 용병술을 엿보는 시험 무대일 뿐 아니라 첼시가 선두 도약 발판을 마련할 일전이다.

첼시는 25라운드까지 14승7무4패(승점 49)로 선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59), 2위 리버풀(승점 54), 3위 애스턴(승점 51)에 이어 4위로 밀려 있다.

첼시가 애스턴과 3-4위 맞대결에서 승리한다면 승점 52점으로 3위로 올라설 수 있다.

하지만 애스턴은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이 첼시보다 더 위협적인 상대로 평가할 만큼 만만한 팀이 아니다.

애스턴은 지난해 11월10일 미들즈브러에 1-2로 진 이후 석 달 넘게 13경기 연속 무패(9승4무) 행진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기간 두 차례 대결을 벌인 아스널을 1승1무로 압도했고 맨유와도 0-0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반면 첼시는 8일 헐시티와 0-0 무승부를 포함해 최근 5경기에서 2승1무2패의 부진을 겪었다.

지난해 10월6일 안방 경기에서 조 콜과 니콜라 아넬카의 골에 힘입어 2-0으로 완파했던 `강적' 애스턴을 상대로 적지에서 승점 3점을 챙길지는 미지수다.

힘이 빠진 첼시는 `승부사' 히딩크 감독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한국의 4강 신화를 창조했고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선 `사커루' 호주의 16강 진출 쾌거를 지휘했다.

또 지난해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 때는 러시아를 4강으로 이끄는 등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히딩크 감독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전 감독의 후임으로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 3개월만 첼시를 지휘함에도 단기전의 명수답게 `마법'을 걸어 첼시를 살릴 것으로 주목을 받는 이유다.

히딩크 감독은 벤치에 앉지 않았던 지난 15일 왓포드와 FA컵 16강 때 레이 윌킨스 수석코치를 통한 `리모컨 지휘'로 3-1 승리를 도왔다.

또 17일 처음 팀 훈련을 지휘한 히딩크 감독은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통솔해 존 테리와 미하엘 발락 등 주축 선수들은 벌써 `히딩크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도 "첼시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여전히 가능하다"며 승점 10점차로 벌어진 1위 맨유에 도전장을 던졌다.

한편 첼시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정규리그 우승 못지않게 히딩크 감독에게 바라는 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 복귀다.

첼시는 지난 2007-2008시즌 맨유와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우승컵을 내줬던 뼈아픈 기억이 남아있다.

첼시는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올라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8강행 티켓을 다툰다.

또 FA컵에서는 8강에 진출해 `트레블'(정규리그.FA컵.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 3관왕) 희망이 살아 있다.

히딩크 감독이 첫 단추를 잘 끼우며 `히딩크 마법'으로 첼시를 수렁에서 건져낼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