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팀으로 싸우기 때문에 이기려고 노력할 것이다"

'산소 탱크'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거스 히딩크(63) 첼시 감독과 '사제 대결'에 대한 기대감과 결연한 각오를 드러냈다.

히딩크 감독의 애제자인 박지성은 지금은 라이벌 팀의 일원으로 옛 스승에게 창끝을 겨눠야 하는 사이가 됐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두 차례 맞대결에서 맨유의 1승1무 완승으로 끝나 다시 만나지 않는다.

또 리그 컵대회인 칼링컵에서도 맨유가 3월1일 토트넘 홋스퍼와 결승을 벌이기 때문에 역시 첼시와 맞대결은 물 건너갔다.

남은 건 FA컵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맨유는 지난 16일 4-1로 물리친 더비카운티를 제물 삼아 FA컵 8강에 올랐고 첼시도 왓포드를 3-1로 일축하고 16강 관문을 통과했다.

양팀이 8강에서 나란히 승리하면 대진에 따라 맨유-첼시간 빅매치가 성사될 수도 있다.

또 맨유와 첼시는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이탈리아 세리에A의 인테르 밀란, 유벤투스와 16강전이 예정돼 있어 이 관문을 통과하면 맞닥뜨릴 가능성이 남아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직후 PSV에인트호벤(네덜란드)에서 감독과 선수로 인연을 이어갔던 두 사람이 `트레블'(정규리그.FA컵.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 3관왕) 길목에서 맞붙을 수 있다.

박지성은 맨유 구단 인터넷 홈페이지와 인터뷰에서 `사제대결' 가능성을 묻는 말에 "경기는 경기다"라는 짤막한 말로 히딩크 감독에게 승리를 양보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그는 그러면서도 "개인적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면에서는 좋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잠재력을 끌어내 프리미어리그에서 꽃을 피우게 한 은사와 만남에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