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스타' 홍명보(40)가 남자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돼 사령탑으로서 첫 발걸음을 내딛는다.

한국축구의 대명사가 된 홍명보는 2004년 말 미국프로축구(MLS) LA갤럭시에서 선수 생활을 끝내고 나서 2006 독일월드컵, 2007 아시안컵,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각각 코치로 대표팀을 위해 일했다.

감독직을 맡는 것은 처음이다.

물론 감독 대행을 한 적은 있다.

2006년 11월14일 창원에서 열린 한·일 올림픽대표팀 간 친선경기 때 당시 코치였던 홍명보가 임시로 지휘봉을 잡았다.

사령탑 핌 베어벡 감독이 아시안게임 대표를 이끌고 2007 아시안컵 최종예선 이란 원정을 떠나는 바람에 홍명보가 대신 벤치를 지켜야 했다.

K-리그 포항, 일본 J-리그 벨마레 히라쓰카와 가시와 레이솔 등에서 프로 생활을 한 홍명보는 1990년대 초부터 국가대표팀의 주축 수비수로 활약하며 4회 연속 월드컵 본선 출전 등 화려한 경력을 이어갔다.

특히 2002 한·일 월드컵에서는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주장 완장을 차고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공수를 조율하며 4강 신화를 이끌었다.

광장초등학교 5학년 때인 1980년부터 공을 차기 시작한 홍명보는 한·일 월드컵 이후인 2002년 11월 브라질과 친선경기를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이후 LA 갤럭시에서 선수 생활을 계속하다 2004년 말 완전히 현역에서 물러났다.

홍명보가 은퇴하자 그가 축구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관심이 쏠렸다.

2005년 2월 최연소로 대한축구협회 이사가 됐을 때만 해도 축구인들은 '지도자 홍명보'가 아니라 '행정가 홍명보'에 더 비중을 뒀다.

하지만 홍명보는 지도자로 새 삶을 시작했다.

'지도자 홍명보'의 출발은 월드컵 대표팀 코치였다.

2005년 9월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딕 아드보카트(네덜란드)가 대한축구협회에 이메일로 "홍명보를 코치로 기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이전부터 코치직을 고사해 온 홍명보는 끝내 아드보카트 감독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다.

이후 A대표와 올림픽대표팀 사령탑을 겸임한 베어벡 감독, 박성화 베이징올림픽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으며 지도자로서 경력을 계속 쌓아갔다.

축구협회가 홍명보를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을 선임한 것은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위한 포석이다.

현재 20세 이하 대표 선수들은 3년 뒤 런던 올림픽에서 대표팀 주축 선수들이 된다.

홍명보는 올림픽대표 코치 시절 "이 선수들은 한국 축구의 미래가 될 재목이다.이 선수들이 나중에 A대표팀으로 올라오면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게 내 임무"라고 자신의 역할을 밝힌 적이 있다.

한국 축구계가 '지도자 홍명보'에게 당장 기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뛰는 무대가 달라 당장 맞붙을 일은 없지만 홍명보 신임 감독이 절친한 친구 황선홍 부산 아이파크 감독과 지도자로서 상생의 길을 모색하게 된 것도 한국 축구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황선홍 감독은 2003년 시즌 개막 전 은퇴를 선언하고 나서 전남 드래곤즈에서 코치를 하다 지난 시즌 부산 아이파크 지휘봉을 잡으며 먼저 감독으로 데뷔했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