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코앞에 두고 각종 악재로 위기에 빠진 야구대표팀이 17일(이하 한국시간) 첫 훈련부터 전력 정비작업에 속도를 낸다.

16일 새벽 전지훈련 장소인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에 도착한 대표팀은 시차 적응차 이날 하루를 꼬박 쉬고 17일 오전부터 29명의 선수와 김인식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이 처음으로 모여 센트럴 오하우 리저널파크에서 첫 훈련을 벌인다.

예상치 못한 '김병현 돌발 사태'를 겪은 김 감독은 박진만(삼성)과 박기혁(롯데) 등 부상 중인 주전 유격수 후보의 컨디션을 직접 살펴보고 최종 결단을 내릴 예정이다.

김 감독은 "착실히 준비를 해 와 조직력을 가다듬어도 모자랄 판에 여러 악재가 겹쳐 우리는 정말 코너에 몰렸다"면서도 "급하게 결정하지 않고 최종 엔트리 마감일(22일) 전까지는 최대한 여유를 갖고 선수들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촉박한 시일 내 대표팀 집중력을 키워야 하는 일선 코치들의 생각은 약간 달랐다.

김성한 수석코치는 "시간이 없다.

17일 첫 훈련에서 최종 엔트리(28명)의 윤곽을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여권을 분실할 김병현이 대표팀에서 탈락하면서 투수는 호놀룰루로 이동한 13명이 자동으로 최종 엔트리에 승선했고 지난 연말 발표한 2차 예비후보 31명 중 추신수(클리블랜드)와 임창용(야쿠르트) 두 명만 전훈에 불참했기에 포지션별 옥석을 가리기 위한 작업이 생각보다 빨리 진행될 수 있다.

대표팀 야수는 현재 16명. 이 중 한 명이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한다.

박경완(SK)과 강민호(롯데)로 이뤄진 포수는 확정적이고 8명인 내야수와 6명인 외야수 중에서 탈락자가 결정된다.

외야수는 이택근(히어로즈)을 빼고 모두 왼손 타자이기에 오른손 대타 확보 차원에서 좌타자 중 한 명이 빠질 가능성도 있다.

여러 변수를 생각할 것도 없이 컨디션이 나쁘면 귀가 조치된다.

한편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출전이 힘들다고 밝힌 박진만을 두고 차후를 위해 엔트리에 계속 둬야 한다는 견해도 나와 눈길을 끈다.

대표팀의 한 코치는 "박진만이 현재 캐치볼도 못할 정도로 아프지만 수비에서는 절대 빠져서는 안 되는 선수다.

내달 5일부터 열리는 아시아예선전은 건너뛰더라도 차후 어깨 상태가 나아져 8강 본선에서 뛸 수도 있기에 그를 계속 데리고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호놀룰루<미국 하와이주>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