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강호' 첼시 부활의 중책을 맡은 거스 히딩크(64) 러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마치고 나서 은퇴하겠다는 깜짝 선언을 했다.

히딩크 감독은 15일(한국시간)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미러와 인터뷰에서 "남아공 월드컵이 끝나는 내년 여름 그만둘 것이다.

그때부터 나는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세계를 돌고 나이키 홍보대사로서 더 적극적으로 활동할 것"이라면서 현재 겸임하는 첼시와 러시아 대표팀 지휘봉을 모두 내려놓을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한국의 4강 신화를 창조했던 히딩크 감독은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호주 대표팀을 맡아 32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과 사상 첫 16강행에 앞장섰던 명장.
지난해 러시아를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 4강으로 이끌었던 그는 첼시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제안을 받아들여 러시아 대표팀을 지휘하면서 남은 2008-2009시즌 동안 첼시 사령탑을 겸임하기로 했다.

그는 "나는 개인적으로 탄자니아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일할 것이다.

몇몇 사람들이 어린이들을 위한 대형 프로젝트를 시작하려고 내게 접근해왔다.

그들은 축구도 하고 교육을 받게 될 것이다.

그것은 단순하지만 내게는 의미 있는 것"이라며 은퇴 후 계획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첼시는 챔피언스리그 통과를 원하고 있다.

그게 내가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로부터 부여받은 임무"라면서 4개월간 런던에 머물며 매일 첼시를 지휘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첼시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올랐고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8강행 티켓을 다툰다.

지난 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승부차기 대결 끝에 우승컵을 내줬다.

첼시는 정규리그 시즌 14승7무4패(승점 49)로 맨유(승점 56)와 리버풀(승점 54), 아스톤 빌라(승점 51)에 밀려 4위에 랭크돼 있다.

또 FA컵에서는 이날 챔피언십(2부리그)의 왓포드를 3-1로 꺾고 8강에 진출해 `트레블'(정규리그.FA컵.챔피언스리그 우승 등 3관왕) 희망이 살아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