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라운드에서 퍼트 수가 10개나 차이난다면 두 선수의 경기 내용은 보나마나다.

미국PGA투어 AT&T페블비치내셔널프로암대회에 출전한 위창수(37 · 테일러메이드)와 비제이 싱(46 · 피지)이 그랬다.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페블비치골프링크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첫날 위창수는 퍼트 수를 단 24개만 기록하는 뛰어난 퍼트감에 힘입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공동선두 로버트 개리거스,더스틴 존슨(이상 미국)과 3타차의 공동 13위다. 위창수의 이날 퍼트 수는 180명 전체 출전선수 가운데 최고의 퍼팅감을 선보인 리치 빔(23개)에 단 1개 뒤지는 것이다.

지난주 뷰익인비테이셔널에서 커트 탈락한 위창수는 이로써 올해 들어 출전한 4개 대회 만에 처음 '톱10'에 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시즌 첫 대회인 메르세데스챔피언십 직후 무릎수술을 받느라 한 달 만에 투어에 복귀한 세계랭킹 4위 싱은 이날 포피힐스코스에서 무려 34개의 퍼트를 한끝에 이븐파 72타를 쳤다.

공동 90위.세계 정상급 프로골퍼가 18홀 동안 퍼트 수 34개를 기록한다는 것은 경기 감각이 완전치 못하다는 방증이다.

또 올 들어 출전한 두 대회 6라운드에서 단 한차례도 60타대 스코어를 내지 못했던 랭킹 5위 필 미켈슨(38 · 미국)도 스파이글래스힐코스에서 싱과 같은 이븐파(버디4 보기2 더블보기1)를 치며 중위권에 머물렀다.

이날 한국(계) 선수들은 무난하게 출발했다. 페블비치GL에서 플레이한 최경주(39 · 나이키골프)와 양용은(37 · 테일러메이드)은 나란히 3언더파 69를 쳐 공동 29위에 자리잡았다.

또 케빈 나(26 · 타이틀리스트)는 1언더파 71타를 기록,투어프로 · 투자상담 등 '투 잡(job)'을 하는 조 오길비(미국) 등과 함께 공동 57위를 달렸다.

최경주와 동반 라운드를 할 예정이었던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는 1라운드 시작 전 개인적 사정을 이유로 출전하지 않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