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이란 원정에서 값진 승점 1점을 얻고 귀국한 축구대표팀이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분수령인 북한과 `코리아 더비'(4월1일.서울월드컵경기장)를 앞두고 모의고사 상대로 이라크를 골랐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다음 달 28일 이라크와 평가전을 치른다.

시간과 경기장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북한전이 예정된 오후 8시와 수원 월드컵경기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평가전 상대인 이라크는 만만찮은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2007년 아시안컵에서는 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한국을 준결승에서 승부차기 대결 끝에 꺾고 나서 끝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85위로 한국(46위)보다 39계단 낮다.

역대 상대전적에서는 한국이 5승10무2패로 앞서 있다.

이라크는 월드컵 3차 예선 때 죽음의 1조에 편성돼 2승1무3패(승점 7)를 기록, 나란히 3승1무2패(승점 10)였던 호주와 카타르에 밀려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최종예선 진출 티켓을 놓쳤다.

3차 예선 마지막 경기였던 6차전에서 카타르에 0-1로 덜미를 잡힌 게 뼈아팠다.

하지만 호주와 1승1패를 기록하는 등 매서운 실력을 과시했다.

이라크와 평가전을 계획한 건 3월28일에 같은 B조의 북한-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이란-사우디아라비아의 최종예선 5차전이 예정돼 있어서다.

B조에서 선두인 한국(2승2무.승점 8)에 이어 2위를 달리는 북한(2승1무1패.승점 7)이 UAE를 평양으로 불러들여 홈경기를 치르고 이란(1승3무.승점 6)은 사우디아라비아와 홈경기를 벌인다.

이라크는 2년 전 아시안컵 우승을 이끌어냈던 브라질 출신의 조르반 비에이라(59) 감독을 최근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했다.

지난달 걸프컵에서 바레인과 개최국 오만에 지고 쿠웨이트에 1-1로 비기면서 우승컵을 놓쳤던 것에 대해 책임을 물은 것이다.

하지만 이라크는 정몽준 FIFA 부회장이 앞서 "이라크 감독은 `우리는 영혼을 바쳐 플레이를 한다'고 했다.

우리도 그런 열정과 정신을 가지고 축구를 해야 한다"며 정신력을 높이 샀던 팀이라서 허정무호 출범 후 4경기 연속 무승부 행진 중인 북한과 일전을 앞둔 대표팀으로서는 좋은 평가전 상대가 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