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이 전주 KCC를 상대로 시원한 설욕전을 펼치며 단독 3위로 올라섰고 원주 동부는 대구 오리온스를 대파하고 선두를 질주했다.

삼성은 13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8-2009 동부프로미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3점포 4개를 터뜨린 이규섭(17점)과 34점을 사냥한 테렌스 레더의 활약으로 KCC를 87-81로 물리쳤다.

이로써 삼성은 2연패 사슬을 끊으며 공동 3위였던 KCC를 밀어내고 단독 3위가 됐다.

또 올스타 휴식기 직전 4차전에서 82-86 패배를 안겼던 KCC에 진 빚을 되갚고 올 시즌 상대전적 2승3패를 기록했다.

반면 4연승을 달리던 KCC는 삼성에 덜미를 잡혀 기세가 한풀 꺾였다.

삼성의 베테랑 포인트가드 이상민은 2쿼터 막판 36-33에서 어시스트를 배달하며 역대 두 번째 정규리그 통산 3천400도움 고지를 밟았다.

이 부문 최고 기록은 주희정(KT&G)이 보유한 통산 3천926어시스트.
공동 3위끼리 맞대결에서 연패에 빠졌던 삼성이 밸런타인 데이(2월14일) 전날 5연승을 노리던 KCC에 일격을 가하며 기분 좋은 안방 승리를 자축했다.

삼성은 1쿼터 9-9 균형에서 칼 미첼과 마이카 브랜드에게 연속 3점포를 얻어맞았지만 13-19에서 연속 9점을 쓸어담으며 22-22 동점에서 2쿼터를 맞았다.

기세가 오른 삼성은 2쿼터 들어 외곽 슈터 이규섭의 3점포가 잇달아 터지면서 중반 주도권을 잡았다.

이규섭은 2쿼터 초반 시원한 3점슛을 꽂아 33-30으로 균형을 깬 뒤 36-33과 43-34에서도 KCC의 추격을 따돌리는 3점포를 작렬했다.

전반을 46-36, 10점차로 끝낸 삼성은 3쿼터에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고 레더가 공격을 주도했다.

레더는 51-39에서 종횡무진 코트를 누비며 연속 6점을 쓸어담아 KCC와 간격을 57-42, 15점차로 벌렸다.

특히 레더는 3쿼터에만 팀이 뽑은 27득점의 절반이 넘는 14점을 책임지며 승부의 흐름을 삼성쪽으로 돌려놨다.

삼성은 3쿼터 막판 부상에서 복귀한 김동욱이 버저비터 3점포를 작렬하며 73-57, 16점차로 달아나 승부를 갈랐고 차재영은 4쿼터 초반 폭발적인 덩크로 KCC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KCC는 4쿼터 중반부터 매서운 추격전에 나섰지만 크게 벌어진 점수 차를 좁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KCC는 `소리없이 강한 남자' 추승균이 12점으로 주춤했고 외국인 선수 `듀오' 미첼과 브랜드가 나란히 20득점에 그친 게 아쉬웠다.

대구에서는 한 달여 만에 발목 부상에서 복귀한 김주성을 앞세운 동부가 오리온스에 98-84, 14점차로 크게 이겨 2위 울산 모비스를 2.5게임차로 제치고 선두를 질주했다.

반면 9위 오리온스는 2연패에 빠져 8위 인천 전자랜드와 간격이 2.5게임차로 벌어졌다.

1쿼터를 21-32로 내준 동부는 2쿼터 들어 복귀전을 치른 김주성이 투입되면서 전세를 뒤집었다.

김주성은 38-39로 뒤진 2쿼터 중반 2점포로 승부의 물꼬를 돌렸다.

동부는 2쿼터에만 28점을 수확해 9점을 뽑는 데 그친 오리온스를 몰아붙였고 3쿼터 매서운 공격으로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다.

김주성은 20분을 뛰면서 13점을 사냥해 부활을 알렸고 정규리그 통산 5천406득점으로 역대 16번째로 5천400득점을 돌파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