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이승엽(33.요미우리 자이언츠)에 대한 하라 다쓰노리 감독의 압박 수위가 점점 높아가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은 12일 인터넷판에서 하라 감독과 인터뷰를 싣고 스프링캠프 중간 성과를 보도했다.

일본 미야자키현 선마린스타디움에서 전훈 중인 요미우리의 하라 감독은 센트럴리그 3연패와 7년 만에 일본시리즈 정상 탈환을 향해 무한 경쟁 체제로 선수들을 독려 중이다.

그 결과 하라 감독은 팀 전력이 상승해가는 것에 기쁨을 느끼면서 '행복한 고민'도 토로했다.

그러나 이 '행복한 고민'은 절치부심 명예회복을 노리는 이승엽에게는 또 다른 경고나 다름 없었다.

하라 감독은 미국프로야구 출신 베테랑 내야수로 테스트를 통해 뽑은 에드가르도 알폰소(36)에게 상당히 기대를 거는 눈치였다.

하라 감독은 요미우리 신문과 인터뷰에서 "3번 타자 오가사와라 미치히로, 4번 타자 알렉스 라미레스만 정해졌을 뿐 나머지는 백지상태"라면서 "알폰소를 데려와 외국인 선수 1군 엔트리를 어떻게 정해야 할지 벌써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선수를 투수 3명, 야수 1명으로 해야 한다면 알폰소는 1루수 이승엽과 경쟁해야 한다.

알폰소가 젊은 유망주와 펼칠 주전 2루 경쟁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관심을 표명했다.

일본에서는 1군에 외국인 선수를 4명 기용할 수 있으나 투수 또는 야수로만 4명을 채울 수는 없다.

요미우리는 외국인 투수 자원이 넘치기에 하라 감독의 발언에는 이승엽과 알폰소가 1군 엔트리를 놓고 경쟁을 벌여야만 한다는 속뜻이 숨겨져 있다.

알폰소는 메이저리그 12년 통산 홈런 146개를 때리고 1천532안타, 타율 0.284를 남겨 타격에서는 인정을 받았다.

그는 2루 뿐 아니라 3루 수비도 가능한 '유틸리티 맨'여서 팀 운용에 숨통을 트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끈다.

이승엽은 수비 범위가 1루로 한정됐지만 대포 생산 능력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작년 일본시리즈에서 부진했지만 결정적인 순간 홈런을 때릴 수 있는 선수도 드물다.

이승엽은 왼쪽 엄지 상태가 호전되면서 캠프에서 장쾌한 타구를 양산 중이다.

그러나 하라 감독의 발언이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면서 이승엽은 14일부터 시작될 청백전부터 홈런을 많이 때리는 쪽에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내달 시범경기를 거쳐 4월 초 정규 시즌 개막전까지 이승엽이 숨을 돌릴 시간은 없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