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1,200m의 테헤란 원정은 '산소탱크'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풀타임을 뛰기 어려울 정도로 힘에 겨운 최악의 조건이었다.

하지만 대표팀 주장 박지성은 언제나 그렇듯 자신의 몫을 다하면서 귀중한 동점골로 대표팀의 7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을 향한 도전의 지휘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박지성은 11일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이란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아시아지역 B조 최종예선 4차전에서 후반 35분 극적인 동점 헤딩골을 터트리면서 대표팀의 4경기 연속무패(2승2무)행진의 일등공신이 됐다.

박지성은 경기가 끝나고 나서 취재진과 만나 "힘들었다.

승점 3점을 꼭 따고 싶었지만 1점이라도 딴 것에 대해 나름대로 만족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고지대와 시차 적응에 힘들었지만 골을 넣어서 기분은 좋다.

초반에 고전했지만 이란의 공격이 단조로워서 만회골을 넣을 수 있었다"라고 기뻐했다.

박지성은 또 "몸 상태가 최상은 아니었다.

테헤란으로 오면서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것 같다"고 스스로 분석했다.

이란 홈팬들의 일방적 응원에 대해선 "8만여명 정도 관중이 들어찼지만 조금 시끄러웠을 뿐이었다"라고 웃음을 짓고 나서 "오히려 사우디아라비아와 3차전 때보다 대단하지 않았다"라고 대답했다.

한편 박지성은 거스 히딩크 감독이 한시적으로 첼시의 사령탑을 맡은 것에 대해 "이번 시즌에는 첼시와 더 만날 일이 없어서 큰 상관은 없다"라며 "다만 첼시가 훌륭한 감독을 맞아 더 좋은 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테헤란=연합뉴스)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