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이기고 싶었다.비겨도 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이 이란과 얽힌 '테헤란 징크스'를 깨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허 감독은 11일(한국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이란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아시아지역 B조 최종예선 4차전에서 1-1로 비기고 나서 "양 팀에게 모두 중요한 경기였다.

반드시 이기고 싶었지만 쉽게 실점했다.

아쉽지만 승점 1점을 따서 어느 정도 만족스럽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줬다.

먼저 실점을 하다 보니 선수들의 플레이가 바빠지고 역습도 자주 내줬다"라며 "내용 면에서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리드를 당한 상태에서 추가 실점을 하지 않고 만회골을 넣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전반전에 장신 스트라이커 정성훈(부산)을 뺀 것에 대해선 "상대 수비수가 힘이 있을 때 같이 경쟁하고 제공권을 확보해주길 기대했지만 역할을 제대로 해주지 못했다"라며 "패싱게임도 잘되지 않아서 일찍 교체 카드를 선택했다"라고 설명했다.

허 감독은 또 "이영표(도르트문트)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경기 전날 도착한데다 시차와 고지대 적응에 따른 부담으로 힘들어해 바꿔줬다"라고 말했다.

대표팀의 보완점에 대한 질문에는 "세트피스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오늘 위협적인 장면도 있었지만 1골에 그쳤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이날 사우디아라비아를 꺾었다'라고 질문을 하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전혀 자기 경기를 못했다.

인조잔디라는 특수성도 있지만 솔직히 북한은 힘든 팀이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에서 북한을 만나면 이기기 어렵다"라고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허 감독은 그러나 "북한뿐 아니라 모든 팀이 최종예선에 나갈 기회는 있다.

4월1일 북한과 홈 경기에서는 반드시 우리가 이길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차분히 준비해야 한다"며 신중함을 보였다.

(테헤란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