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도전에 직면한 한국 양궁이 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10일 양궁협회에 따르면 협회는 최근 전국 시도양궁협회와 한국중고연맹에 공문을 보내 초ㆍ중학교 경기방식의 변경 방침을 통보했다.

양궁협회는 공문에서 "국제양궁연맹(FITA)이 주니어부(18세) 및 카뎃부(16세 이하) 선수들이 참여하는 국제대회를 올림픽라운드로 개최함에 따라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기적응 훈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거리별(50m와 30m) 성적으로만 금메달이 주어졌던 중학교 대회의 경우, 올해 7월 이후부터는 60m 종목을 신설해 이 거리에서 처음으로 올림픽라운드를 도입한다.

올림픽라운드는 특정 거리에서 한 번의 성적(싱글라운드)으로 64강(세계선수권은 128강)을 가린 뒤 이 선수들끼리 1-64위, 2-63위 식으로 1대 1로 맞붙어 승자끼리 겨루는 토너먼트 방식.
애초 FITA가 한국 양궁의 독주를 저지하기 위해 4개 사거리별 우승자를 가리는 그랜드피타 방식을 버리고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부터 도입했다.

상대방과 바로 옆에서 경쟁해야 하는 만큼 심리적 부담감은 커질 수밖에 없고 특히 관중 응원과 같은 외부요인까지 더해지면 성적의 가변성은 더 커진다.

이런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한국 양궁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남녀 단체전 금메달에 그쳤고 특히 여자는 개인전 7연패에 실패했다.

따라서 양궁협회의 이번 조치는 이 같은 위기를 탈피하려는 처방으로 해석된다.

협회 관계자는 "중학교 선수 중 고교에 올라가고 나서 올림픽라운드에 적응하지 못하는 `새가슴'이 적지 않다"라며 "이들도 언젠간 국가대표가 될 것인 만큼 어릴 때부터 올림픽라운드에 적응한다면 국제대회에서도 더욱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협회는 이와 함께 초ㆍ중학교 선수들의 입상기회 확대를 통해 국내양궁 중흥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기존 4개(개인ㆍ단체전)이던 금메달을 거리 종목을 2개씩 신설해 6개로 각각 늘렸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