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일전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진행된 허정무호의 비공개 훈련을 이란 축구대표팀 관계자가 엿보다 들켜 자리를 옮기는 촌극이 벌어졌다.

대표팀은 11일(이하 한국시간)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릴 이란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 원정경기를 앞두고 10일 오후 테헤란 국립축구아카데미에서 마지막 훈련을 했다.

국립축구아카데미는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와 같은 곳으로 숙소와 훈련장 등을 갖춘 이란축구의 요람이다.

허정무 감독은 이날 훈련을 초반 15분만 공개하고 나머지는 취재진을 물린 채 진행했다.

마지막 훈련이라 좀 더 집중하자는 의미였다.

하지만 이원재 대표팀 미디어담당관에 따르면 취재진이 물러난 뒤 숙소 건물 옥상에서 현지인 한 명이 계속 훈련을 지켜보는 모습이 대한축구협회 직원에게 발견됐다.

훈련장과 숙소까지 갖춘 '적의 심장부' 국립축구아카데미에서는 한 곳에서 비공개훈련을 한다고 해서 애초부터 그 내용을 감추기는 어렵다.

하지만 자신을 이란 대표팀 코치라고 밝혔다는 현지인은 한국 선수들의 사진 자료를 들고 일일이 확인하며 훈련을 지켜보고 있었고, 어디론가 계속 전화도 하는 등 한국 대표팀 관계자가 의심할 만한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그는 자리를 떠나달라는 요구에 '내 건물에서 내가 본다는 데 무슨 문제냐'며 결국 건물 옥상에서 내려왔다고 한다.

양 팀의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테헤란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