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캐나다 밴쿠버는 '피겨퀸' 김연아(19.군포 수리고)에게 제2의 홈그라운드가 될 수 있을까.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그렇다'에 가깝다.

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피겨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여자 싱글 역대 최고점(72.24점)으로 선두에 오른 김연아는 7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움 실내빙상장에서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통해 이번 대회 첫 우승에 도전한다.

2위에 오른 조애니 로셰트(캐나다.

66.90점)와 점수 차는 5.34점. 쇼트프로그램에서 보여준 김연아의 놀라운 집중력과 컨디션만 본다면 4대륙 대회 첫 우승은 '떼논 당상'이라는 평가지만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다.

비록 6위로 밀렸지만 두 차례 트리플 악셀을 내세운 '동갑내기' 아사다 마오(일본)가 심기일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마음에 걸린다.

김연아는 지난해 12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에 올랐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두 번의 점프 실수로 아사다에게 금메달을 내줬던 안타까운 기억도 아직 생생하다.

이 때문에 김연아로선 쇼트프로그램에 나서기 직전의 자신감과 침착함으로 프리스케이팅 연기에 도전해야 한다.

김연아는 6일 오전 밴쿠버 버나비8 실내링크에서 '금빛 조율'에 나서 전날 '어텐션' 마크가 붙었던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가다듬고, 전반적인 연기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애를 썼다.

아사다 역시 트리플 악셀을 통해 대반전을 노리겠다는 의지를 다졌고, 로셰트 역시 개최국의 자존심과 홈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높은 산'과 같은 김연아를 넘어 보겠다는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쇼트프로그램에서 보여준 김연아의 연기만 보면 쉽게 역전을 허용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김연아는 5일 쇼트프로그램을 마치고 나서 '최고의 연기였다'라는 칭찬에 "저도 불같이 잘할 때가 있어야죠"라며 웃음을 보였다.

경기 직전 최종 리허설에서도 "매일 좋아지고 있다.

느낌이 좋다"라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김연아의 목표는 우승을 넘어 여자 싱글 첫 200점 도전과 내친김에 자신이 지난 2007년 11월 그랑프리 시리즈 '컵 오브 러시아'에서 세웠던 프리스케이팅 역대 최고점(133.70점)을 경신하는 것이다.

프리스케이팅 역대 최고점만 세워도 전날 쇼트프로그램을 합쳐 가볍게 200점대를 돌파할 수 있다.

특히 김연아는 이번 대회에 출전한 36명의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트리플-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에 성공했고, 점수 배점이 높은 트리플 러츠(기본점 6.0점)도 가산점을 무려 1.4점이나 받아 다른 선수들의 콤비네이션 점프에 육박하는 점수를 얻는 등 점프 감각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또 자신의 약점이었던 트리플 루프(기본점 5.0점)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성공률을 끌어올려 놓은 만큼 고득점의 토대는 모두 마련해 놨다.

이번 시즌 부상 없이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해온 김연아가 '미리 보는 동계올림픽' 무대에서 최후의 승자로 남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밴쿠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