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택(73) 대한체육회장이 차기 회장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한국스포츠 수장을 뽑기 위한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벌어진다.

대한체육회는 4일 송파구 오륜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임기 4년의 차기 체육회장을 선출하는 대의원총회를 19일 오전 11시 워커힐호텔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체육회는 대의원 총회에 앞서 5일 회장선거 일정을 공고하며 14일 대의원 추천과 후보자 등록을 마감한 뒤 15일 최종 후보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후보 자격은 결격 사유가 없는 이로 특별한 규정이 없으며 `학식과 덕망, 경험이 자로서 국민체육진흥과 올림픽운동에 크게 기여하였거나, 기여할 수 있는자'로 명시됐다.

이연택 회장이 `명예로운 은퇴'를 선택한 가운데 차기 회장 후보로는 자천 타천 여러 체육인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박용성(69)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가장 유력한 주자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중앙대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박용성 전 IOC 위원은 1986년-1995년 대한유도회 회장을 맡았고 1995년∼2007년까지는 국제유도연맹(IJF) 회장, 2002년∼2007년까지는 IOC위원을 역임하는 등 스포츠와 오랜 기간 인연을 맺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체육회장 선거에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유인촌 장관이 "국제감각이 있는 분이 체육회를 이끌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 처럼 박용성 전 IOC 위원은 능숙한 외국어 실력으로 국제스포츠 무대에서 장기간 활동한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박 전 위원은 지난 2007년 스스로 IOC위원직을 내던지며 한국 스포츠 외교를 크게 후퇴시켰던 전력이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또 다른 후보로는 박상하(64) 국제정구연맹 회장과 장주호(72) 전 KOC 부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체육회와 오랜 인연을 맺어온 박상하 회장과 장주호 전 부위원장은 체육인들과 폭넓은 인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득표로 이어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박상하 회장은 과거 체육회장 선거에도 출마했으나 득표수는 많지 않았다.

또 정치인 출신들도 몇명 거론되고 있지만 최근 정부가 체육회장 선거에 간여하지 않겠다고 밝혀 당선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하지만 차기 체육회장 경쟁 구도는 후보 등록이 마감돼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