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2018년 또는 2022년 월드컵대회를 유치하겠다는 뜻을 국제축구연맹(FIFA)에 공식적으로 전달하면서 실제 대회 개최 가능성은 얼마나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이 "2018년 대회나 2022년 대회 중 하나는 아시아권 국가에 배정될 수 있어 유치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힌 것처럼 두 대회 가운데 하나는 아시아 몫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판단과 일본과 공동으로 연 2002년 대회의 성공적 개최로 얻은 자신감과 경험이 월드컵 유치에 나선 동력으로 볼 수 있다.

내부적인 여건은 2002년 대회를 유치했을 때보다 낫다는 평이다.

경쟁국들보다 뒤늦게 유치전에 뛰어들었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우선 정몽준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FIFA 부회장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또 당시에는 거의 모든 경기장을 새로 지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2002년 대회에 사용했던 서울월드컵경기장 등 대회 규격에 맞는 10개 경기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그렇지 못한 다른 나라들에 비해 유리한 점이다.

그러나 경쟁국들에 눈을 돌려 보면 마음 놓고 있을 단계가 아니다.

AP통신은 3일 "2010년과 2014년 대회가 비유럽 지역에서 열리기 때문에 2018년 대회 개최 후보로는 잉글랜드나 스페인이 가장 유력하다"라며 "투표권을 가진 FIFA 집행위원회 위원 24명 가운데 8명이 유럽 몫이라는 점도 2018년 대회가 유럽에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 중 하나"라고 전망했다.

비유럽에서 2회 연속 월드컵이 열리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3회 연속으로 비유럽에 개최권이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1966년 이후 반세기 만에 월드컵 개최에 도전장을 던진 축구 종가 잉글랜드는 프리미어리그에 바탕을 둔 기반 시설이 탄탄해 지금 당장에라도 월드컵을 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18년이나 2022년 대회 가운데 하나가 아시아 몫이 돼도 '아시아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는 역시 일본이 첫 손으로 꼽힌다.

2002년 월드컵 유치 당시 월드컵 본선 진출 경험이 없었는데도 공동 개최권을 따냈던 일본은 최근 3회 연속 본선에 나간 경험까지 더했고 2016년 하계올림픽과 함께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겠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장점인 10개 경기장 보유는 일본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대륙 순환개최 원칙을 존중한다면 1994년 미국 월드컵이 마지막이었던 북중미도 손을 내밀 만하다.

미국과 1986년 대회를 열었던 멕시코가 후보로 나섰다.

AP통신은 3일 "미국축구협회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이 월드컵 유치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수닐 걸라티 미국협회장은 "최근 몇 개월, 특히 최근 2주간 워싱턴에서 일어난 드라마틱한 일들은 미국을 보는 시선, 미국의 세계에 대한 리더십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라며 "이런 변화는 분명히 2016년 시카고 올림픽과 월드컵을 미국에 유치하려는 노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한국이 실제 월드컵 유치전에 뛰어들게 될 경우 2002년 대회 유치의 노하우를 살려 정부의 지원, 축구 분야를 비롯한 스포츠 외교력, 국민적 지지 등을 하나로 묶어야 16년 또는 20년 만에 지구촌 대축제를 다시 개최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